남북이 다음달부터 6개월 간 고려 왕궁터인 개성 만월대 발굴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북한의 묵묵부답으로 각종 민간 교류 협력 사업이 중단됐던 상황에서 남북 관계 개선의 청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31일 우리 측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단체가 6월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일정으로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진행된 만월대 발굴사업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7월 한달 간 재개된 뒤 10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조사단은 다음달 1일 남북역사학자협의회 대표단의 방문을 시작으로, 3일엔 착수식을 개최하고, 사업 전반을 협의하기 위한 발굴조사위원회도 두 차례 예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 측 발굴 전문 인력 15명은 개성공단 내 숙소에 체류하며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만월대가 세계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데다 최근 궁궐 유적이 추가로 발견되는 등 북한 입장에서도 보존 필요성이 커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6ㆍ15공동선언 공동행사 등은 외면하면서 만월대 공동조사에는 응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불씨로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30억 원대의 남북협력기금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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