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웅 할아버지와 아버지 이어
이정훈 준위 4형제 모두 군인의 길
“남아의 끓는 피 조국에 바쳐 충성을 다하리라 다짐했노라.”
한국전쟁 영웅의 후손인 네 형제가 나란히 군 복무를 하고 있어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눈길을 끈다. 네 형제는 장교와 부사관으로 30년 넘게 군 복무를 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의 길을 가고 있다. 3대(代)의 복무 기간을 모두 합하면 130년이 넘을 정도로 국가에 충성을 다하는 ‘병역 명문가’인 셈이다.
육군27사단(이기자 부대) 헌병대에서 근무 중인 이정훈(43) 준위와 장교와 부사관으로 복무하고 있는 세 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맏형인 이 준위는 지난 1992년 육군 부사관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22년간 부사관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준사관 선발에 합격한 뒤 재임관 해 27사단 헌병대 수사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둘째 이규훈(41) 상사는 1994년 공군 부사관으로 군에 들어와 현재는 51전투비행대 항공기 정비기장을 맡아 22년째 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셋째 이제훈(37) 소령은 대학을 졸업한 2002년 육군 학사장교로 임관, 9사단(백마부대) 51포병대대에서 작전과장 임무를 수행 중이다. 2010년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막내 이승훈(34) 중사는 현재 3군수지원사령부 90정비대대에서 보안업무담당관을 맡고 있다.
형제들의 ‘롤 모델’은 바로 전쟁영웅인 할아버지와 아버지다.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모습이 형제들을 모두 군으로 이끌었다. 맏형 이 준위는 “어릴 적부터 군복을 입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성실하고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며 군 간부가 되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형제의 할아버지인 고(故) 이성봉 예비역 중령은 한국전쟁 당시 각종 전투에 참가해 화랑ㆍ충무 무공훈장을 네 차례나 받은 전쟁영웅이다. 1949년 육군사관학교 특별반을 거쳐 소위로 임관한 이 중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용맹스런 진정한 지휘관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친인 이인종(65) 예비역 상사도 육군 헌병 부사관과 군무원으로 30여 년간 근무했다. 지난 2007년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은 국가유공자다. 이 준위는 “할아버지와 부친의 뜻을 이어 받아 전ㆍ후방 각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형제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성실히 군복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화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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