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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재빠른 초기 대응 해외 사례는

입력
2015.05.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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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열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관련 긴급회의에서 이왕준(왼쪽) 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열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관련 긴급회의에서 이왕준(왼쪽) 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열흘 만에 환자수가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된 것은 초기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선 국내 최초 환자 A(68)씨는 자신의 여행 지역을 밝히지 않았다. 의료진 역시 A씨의 중동 여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그 사이 A씨 한 명이 수많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사실이 당국의 조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환자 수가 두 자릿수를 돌파한 우리나라와 달리 중동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메르스 감염 건수는 영국 4건(3명 사망), 독일 3건(1명 사망) 등으로 많아야 3~4명에 그쳤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자국 내에서 확인됐을 때 어떤 식으로 대처했을까.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메르스 환자가 2명 발생했다.

첫 번째 사례는 작년 4월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주하며 의료업계에 종사하던 미국인 A씨는 리디아 공항에서 사우디를 떠나 영국 런던을 거쳐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도착했다. 이 환자는 입국 나흘 뒤 고열, 기침, 숨 가쁨, 콧물 등 증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은 환자의 여행력을 파악하고 바로 격리 조치한 뒤 바이러스 검사로 메르스를 확진했다.

“메르스가 언젠가는 미국에 도착하리라 기대하고 있었다”던 당시 미국 검역 당국 책임자의 말대로 조치는 신속했다. 이 환자는 11일 만에 건강한 몸으로 병원 문을 나섰다.

며칠 뒤 플로리다에서 첫번째 환자와 관련 없는 또 다른 환자가 발생했지만 과정은 비슷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여행력을 파악하자마자 격리를 실시했다. 이 환자는 9일 만에 퇴원했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메르스 대응 지침을 운용하고 있다. 환자를 격리한 뒤 환자와 ‘2m 이내에서, 혹은 같은 방 안에서 상당 시간 동안 밀접하게 접촉’한 경우를 찾아낸다. 이런 과정에서 첫 번째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메르스 환자로 확진했다가 번복하는 소동도 있었다.

지난해 4월은 중동에서 메르스가 월간 300명 이상 발생할 정도로 기승을 부려 전세계 의료진의 경각심이 높았고, 환자 자신도 사우디에서 의료 서비스에 종사한 만큼 메르스에 대한 지식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도 미국의 대응은 올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했다.

질병관리본부도 2013년부터 메르스 중앙방역대책반을 운영해왔다. 국내 감염 사례가 없는 기간에도 월요일마다 회의를 열고 중동지역의 메르스 전파 현황 등을 파악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대비책이 제 때 제 기능을 발휘한 반면, 국내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이 차이점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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