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굳은 땅에 박혀있던 연근(蓮根)들이 여름에 접어들자 저마다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수면 위로 떠오른 모습들이 마치 왜가리 떼가 몰려와 친구들을 부르는 듯 하다. 삐죽 빼죽 줄기만 보이던 연꽃대가 며칠 만에 세상을 초록으로 뒤덮은 걸 보니 하루 10cm씩 자란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 것 같다. 생동감 넘치는 푸른 빛과 달리 그들이 뿌리 내린 땅은 온통 진흙 밭이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가치 있어 보인다. 봉오리를 활짝 열고 자태를 뽐낼 7월이 기다려진다.
파주=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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