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바둑] 느슨한 건 싫어

준결승전 A조 제1국

백 이세돌 9단 흑 이동훈 3단

(참고1도)

(참고2도)

장면 2 우변이 대충 정리되자 이동훈이 1로 좌상귀에 걸쳤다. 올바른 선택으로 보인다. 바둑격언 가운데 ‘넓은 쪽에서 걸쳐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 6으로 둬서 백1로 받게 하는 건 흑돌이 상변에 편중돼서 약간 불만스럽다.

백도 지금 바로 6으로 응수하기는 싫다. 이미 오른쪽에 흑돌이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세돌이 2로 한 칸 협공했다. 참고1도처럼 두어달라는 얘기다. 10까지 진행되면 이 그림 은 백이 활발한 모습이다.

이번에는 이동훈이 변화를 구했다. 위쪽은 잠시 보류하고 3으로 먼저 좌하귀에 걸쳤다. 이때 백이 참고2도 1로 두는 게 벌림과 협공을 겸해서 좋아 보이지만 이세돌은 원래 느슨한 걸 싫어하는 기풍이므로 이번에도 역시 4로 바짝 다가섰다.

그러자 이동훈이 즉각 5로 쳐들어갔다. 이미 3으로 둘 때부터 생각해 두었던 것 같다. 좌변 전체로 볼 때 좌우 동형의 급소점으로 상대가 어디를 두건 반대쪽을 두겠다는 뜻이다. 역시 실전에서도 6 때 7로 양협공,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됐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