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ㆍ계파가 당을 민둥산 만들어
정당ㆍ공천ㆍ정치 3대 개혁 나설 것"
대대적 인적 쇄신 작업 예고도
野 정무직 당직자 9명 일괄 사표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이 고질적인 계파 패권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혁신위원회의 앞길을 가로막는 어떤 세력이나 개인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개혁 의지를 천명했다.
김 위원장 27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임명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부터 혁신위원회의 활동 기간에 패권과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계파의 모임조차 중지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모든 의원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낮은 자리에서 겸허히 혁신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계파 패권주의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과거를 이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며 “권력을 소유하겠다는 패권과 개인과 계파의 이익을 위해 ‘우산’(인간의 탐욕으로 민둥산이 돼버린 중국 제나라의 산)의 싹을 먹어 치우듯 새정치연합을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사약을 앞에 두고 상소문을 쓰는 심정”, “새정치연합은 절벽 위에 매달려 있다”, “국민의 손을 잡지 않으면 처참히 부서질 것”이라는 등의 표현으로 절박함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혁신의 기조로 ▦실력 있는 정책 정당 ▦활력 있는 젊은 정당 ▦책임 있는 신뢰정당 3가지를 내세웠다. 그는 “이를 위해서 혁신위원회는 정당개혁, 공천개혁, 정치개혁의 무겁고 준엄한 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위 구성에 대해서는 “의견 수렴을 하는 과정에 있다. 6월 초까지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짤막하게만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원장으로 거론됐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영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물갈이’ 등 구체적인 혁신안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물갈이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당원 구성과 지지층의 구성이 젊어지고 활력있게 변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향후 대대적인 인적쇄신 작업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승조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현미 비서실장 등 원내 정무직 당직자 9명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혁신위 출범에 앞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모았다는 설명이다. 문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더 쇄신하고 더 탕평하는 인사를 하겠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혁신위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이 대부분 선언적 내용에 그쳐 지난 24일 내정된 김 위원장이 3일 동안 준비한 기자회견치고는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혁신위 인선을 내달초까지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당의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너무 안이한 대응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상임고문단 및 당내 계파 수장, 초ㆍ재선 의원, 평당원 등을 순차적으로 만나 인선과 혁신위 활동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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