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는 공공 부동산 개발회사를 의미하는 ‘공공 디벨로퍼(developer)’라는 개념을 통해 서울시민에게 최고의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이 3월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강조한 이 개념은 SH공사의 정체성을 서울시 산하 주택정책 실행기관이라는 소극적 개념에서 공공 디벨로퍼라는 적극적 개념으로 바꿔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되면서 서울에는 민간기관이 선뜻 나서지 못해 공공에서 물꼬를 틀 수밖에 없는 부동산 개발사업이 산적해 있다. 이에 SH공사는 향후 서울시가 손대지 못하고 있는 골칫거리 사업의 해결사로 전면에 등장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SH공사는 서울시가 수립한 주택정책이나 개발사업의 실행기관 역할에 충실해 왔다. 기관 고유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서울시의 정책 방향에 맞춰 움직여 왔으나 향후 SH공사는 부채 감축과 함께 구도심 개발(도시재생), 주거복지 서비스, 인사혁신, 주거품질 향상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공공기관으로 재탄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공 디벨로퍼로서 SH공사는 민간이 맡지 못하는 공공의 영역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생소한 공공 디벨로퍼라는 개념에 대해 변 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해외의 민간 디벨로퍼(땅 매입부터 개발계획의 기획, 설계,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역할에 공공성을 더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민간처럼 부동산을 개발해 해당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민간이 할 수 없는 공공의 영역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SH공사는 국내뿐 아니라 서울시 임대주택 정책과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며 국제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SH공사는 4월 27일 대만 타이베이시, 신페이시와 국민임대주택사업 협력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만은 지난해 10월 시민 2만명이 주거 안정과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을 정도로 주거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변 사장은 이날 타이베이시 관계자와 두 도시의 국민임대주택 보급 문제 및 교류사업을 위해 다각도로 논의했다. SH공사는 임대주택 정책과 기술 전파를 약속하고, 두 도시에 주택건설 조직, 재정, 공급관리 전반에 관한 노하우를 전수하게 된다.
SH공사는 이번 기회를 통해 서울시의 주택정책과 도시관리기법을 해외에 홍보하고, 임대주택 정책과 건설경험을 필요로 하는 해외도시에는 적극적으로 노하우를 전파해 SH공사의 임대주택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