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들이 국회의원 국비사업 제동
대전 서구의원들이 국회의원이 국비를 확보해 추진하는 사업을 부결시키거나 사업비를 축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 “새정치민주연합소속 국회의원이 확보한 사업에 새누리당 구의원들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비판하자 해당 의원들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게 아니다”라며 펄쩍 뒤고 있다.
27일 대전 서구 등에 따르면 서구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지난 22일 집행부가 제출한 관저다목적체육관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을 부결시켰다. 또 전액 국비사업으로 추진되는 ‘둔산동 수정ㆍ둥지아파트 주변 황톳길 조성사업’은 예산 5억원 중 3억원을 삭감했다.
관저다목적체육관 건립안은 박병석 국회의원(서구 갑)이 확보한 국비 27억원과 시비 61억원을 투입해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수영장이 포함되면서 구비 18억원이 추가 투입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둔산동 황톳길사업 예산은 박범계(서구 을)의원이 확보했다.
문제는 특정사업을 목적으로 확보한 국비는 사업 추진이 안될 경우 반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주는 돈도 못쓰게 한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도시건설위원회 전체의원 6명 중 새누리당 소속이 위원장 포함 4명, 새정치연합 2명인 인적 구성도‘정치적 오해’를 살 소지가 충분했다.
특히 새정치연합 소속의원들이“새누리당 의원들이 (지역 현안사업을) 부결시키는 것은 구민들의 요구와 삶의 질 개선을 생각하지 않고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진행하는 사업은 무조건 발목을 잡으려는 횡포”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성명을 내며 정치적 논란이 커졌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정치적 의도로 부결시킨 것이 아니다”라며 펄쩍 뛰고 있다. 한 의원은 “관저다목적체육관의 경우 당초 없던 구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구의원들이 충분히 심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국비로 건물을 지은 후 발생할 관리문제도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부결시킨 것”이라고 항변했다.
다른 의원도 “황톳길 사업의 경우 사생활침해 우려 등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어서 일부만 반영하자고 한 것”이라며 “정치적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적 논란이 커지자 새누리당 소속 박양주 의장이 중재에 나서 삭감된 예산안은 다시 복원될 전망이다. 박 의장은 “국비를 확보했어도 예산과 관련된 사업은 의원들이 충분히 심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의도는 하지 않았지만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함에 따라 예산결산위원회 등에서 삭감 예산을 복원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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