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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0억 굴려 900억 챙긴 불법도박사이트 일당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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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0억 굴려 900억 챙긴 불법도박사이트 일당 적발

입력
2015.05.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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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국내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위장한 불법 스포츠토토업체를 설립한 뒤 3만여 명으로부터 4,200여억원을 입금 받아 922억원이나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7일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등 위반)로 이 업체 고문 김모(34)씨와 프로그래머 한모(57)씨 등 5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중국에 도피중인 사장 강모(33)씨 등 운영자 9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인터폴을 통해 수배하고 도박 가담자 중 1,000만원 이상 베팅한 26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2년 6월부터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威海)시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차린 뒤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개설, 회원 3만여명으로부터 모두 4,200억원을 입금 받아 운영한 혐의다.

이들은 자체 프로그램 개발팀을 두고 수십 개의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국내외 각종 스포츠경기와 연계해 베팅을 유도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각 게임 별 경기진행 및 베팅 상황을 모니터 하다가 고액 배당이 예상되는 참가자를 발견하면 “배당금이 너무 많다”거나 “사이트를 폐쇄하겠다”는 식으로 당첨금을 깎거나 아예 주지 않는 등 ‘먹튀’ 수법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했다. 수익률은 도박사이트별로 최소 21%에서 최대 36%에 달했다.

상하이(上海), 옌타이(烟台) 등 중국 곳곳에 본부를 만들고, 본부끼리 경쟁을 붙여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해킹 등으로 확보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회원을 확보했고, 디도스 공격으로 다른 도박사이트 서버를 다운시키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는 날린 돈이 13억원에 달했다.

70여명에 이르는 프로그램 개발 및 사이트 운영자의 상당수는 해외 유명 IT기업인 줄 알고 취업한 대졸자들이다. 내막을 모른 채 입사한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불법조직인 것을 알았지만 200만~300만원의 월급에 혹해 눌러 앉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천대영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고액 도박으로 패가망신하고, 전도유망한 젊은이가 범죄자로 전락하는 사이에 ‘경영진’은 고급 외제차를 몰고 국내외 최고급호텔에서 초호화 마약파티를 여는 등 흥청망청했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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