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의 재테크 실력은 수준 이하인 걸까. 40만달러에 달하는 연봉과 각종 인세 수입으로 연간 소득이 65만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재임 중 보유재산 가치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26일 백악관이 공개한 오바마 대통령의 재정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 자택을 제외한 오바마 대통령의 보유 자산가치는 최소 185만달러(20억원)에서 최대 688만달러(75억원)로 나타났다. 미국 관련법은 공직자 보유 자산가치를 정확하게 기재하는 대신 ‘5만~10만달러’, ‘100만~500만달러’ 등의 방식으로 범위만 신고토록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산의 절반 이상을 미국 국채(100만달러~500만달러)에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는 퇴직연금과 월급통장, 연금, 두 딸 명의의 대학 저축통장 등에 묶여 있는데 총 투자액은 85만~190만달러 가량인 것으로 신고됐다.
정확한 가치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국채에서 거둔 이자수익을 1만5,000~5만달러로 신고한 걸 감안하면 보유자산 가치의 구간은 더욱 좁혀질 수 있다. 미국 국채의 평균 연평균 이자율이 2.5% 내외인 걸 토대로 역산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보유한 국채는 최대 200만달러를 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보유재산이 최대 388만달러(42억원) 가량이라는 얘기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해 소득은 최대 65만달러로 추정된다. 대통령 연봉 40만달러 이외에도 저서 ‘담대한 희망’(최대 5만달러)과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5만달러) 등의 인세와 투자펀드 수익(최대 5만달러) 등으로 25만달러를 추가로 번 것으로 신고했다.
비교적 고액 소득임에도 불구, 오바마 대통령의 보유재산은 2009년 대비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2009년 똑 같은 기준으로 신고했을 때 보유자산 가치는 220만~770만달러였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약 100만달러 가량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시카고 자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시세보다 높게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 자료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 집을 담보로 2005년 30년 만기 대출을 받았는데 적용 금리는 연간 5.625%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통령이 부담하는 금리는 현재 시중 금리(3.97%)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재임 중 오바마 대통령 재산이 증가하지 않는 이유가 ▦재테크 솜씨 부족인지 ▦소득보다 많은 과도한 지출인지 ▦보유재산과 소득을 통한 크고 작은 기부의 영향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보유 자산으로 추정되는 440만달러는 여전히 미국 가정 평균 보유자산(40만달러)보다 10배 가량 많은 것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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