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태어난 '1자녀' 세대
인터넷·SNS 익숙하고 유행에 민감
한국 젊은층이 찾는 브랜드 선호
유통업계가 중국 바링허우(80后) 세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바링허우란 중국에서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이 시행되던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외동아들·딸들로 급속한 경제성장 덕에 물질적 풍요까지 누리며 성장한 세대다.
이들은 부모들과 달리 인터넷에 익숙하다. 블로그·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서 검색한 여행, 쇼핑, 화장품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주요 소비 계층으로 떠올랐다. 올해 초 KDB대우증권이 중국 최대 인터넷 여행예약 사이트 씨트립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중 60% 가량이 바링허우 세대였다.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도 20%나 됐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복합 쇼핑몰 등이 바링허우를 잡기 위해 맞춤형 공략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14일 중국 SNS 웨이보 팔로워 수가 50만 명에 이르는 20~30대 파워블로거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백화점과 롯데월드몰 등 각 점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춘절 기간 방문했던 파워블로그들이 작성한 글 조회수가 40만 건이 넘는 등 이들을 통한 마케팅 효과가 엄청나다고 판단해서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해 중국 최대 검색포털 사이트 바이두의 천쩐펑 채널영업 부사장은 지난 4월 방한해“중국 내 인터넷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바링허우 세대가 소비시장의 핵심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의 기업들은 유행에 관심이 많고 구매력이 뒷받침 되는 이들 바링허우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 롯데백화점이 조사한 연도별 중국인 관광객 선호 브랜드를 봐도 명품 등 고가상품보다 중저가 패션의류, 화장품 브랜드의 선호도가 높았다. 2012년만해도 샤넬, 프라다, 닥스 등 고가 명품 브랜드들이 10위권 안에 들었지만 이후 온라인 쇼핑 브랜드와 다양한 패션 잡화 브랜드에 자리를 내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바링허우 세대는 스타일난다, 원더플레이스, 레드아이 등 국내 젊은 세대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헬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은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바링허우 세대에 맞게 바꿨다. 즉 한국인들 사이에 인기 있는 크림, 마스크팩 등을 선호하는 바링허우 세대를 겨냥해 이를 전면 배치하거나 기획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국 내에서 입 소문을 타거나 한류스타를 앞세운 중국 관광객용 제품을 대량으로 묶어 진열해 판매했다”며 “바링허우를 겨냥해 매장을 바꾼 뒤 4월 29일부터 5월 5일 사이에 지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4% 올랐다”고 설명했다.
바링허우의 이동 경로를 겨냥한 마케팅도 한창이다. CJ푸드빌은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롯데 피트인에 한식부페 ‘계절밥상’의 15번째 매장을 개설했다. 동대문·명동 등에서 쇼핑을 즐기는 바링허우를 공략해 중국어 가능 직원을 2명 배치했고 메뉴판도 한중 2개국어로 표기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건강과 웰빙에 관심이 높고 글로벌 잠재 고객인 바링허우족들에게 한식을 알릴 수 있는 지역이 동대문”이라고 강조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