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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에 승부조작이 잦은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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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에 승부조작이 잦은 3가지 이유

입력
2015.05.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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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남자 프로농구 KGC인삼공사 전창진 감독. 연합뉴스

'검은 시장'이 프로농구에 다시 마수를 뻗쳤다. 2013년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이 실형 선고를 받은지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전창진 감독이 승부조작 스캔들에 연루됐다.

2011~2012년 4대 프로스포츠에 승부조작 파문이 불어닥친 가운데서도 프로농구는 더욱 뿌리 깊은 의심을 받아 왔다. 2005년 원주 TG삼보(현 동부) 소속 선수였던 양경민이 자신이 출전한 경기의 스포츠토토를 대리 구입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2년 전에는 강동희 감독이 2011년 4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처럼 유독 프로농구가 불법 스포츠도박의 집중 타깃이 되는 이유는 뭘까. 불과 5명만 뛰는 종목의 특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특정 선수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감독이 주전 가운데 1, 2명만 빼도 경기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선발 출전 선수만 11명인 축구나 10명(투수 포함)인 야구와 비교해 보면 짐작이 간다.

여기에 농구는 별도 장비 없이 오직 선수 개인의 기량으로 득점이 이뤄지기에 조작이 용이하다. 야구의 경우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2012년 같은 혐의로 퇴출된 모 투수의 경우처럼 '몇 구째 볼을 던져라'는 식의 디테일한 항목이 아니라면 승부조작은 언감생심이다. 축구 역시 득점 확률이 낮아 승부 자체를 조작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평균 60~70점대 득점이 이뤄지는 농구는 골을 넣고 싶다고 넣을 수는 없어도 득점 실패는 마음만 먹으면 고의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창진 감독의 이번 혐의처럼 감독이 승패를 조작해야 하는 경우라면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벤치 멤버를 투입하면 된다.

프로농구의 포스트시즌 방식과 관련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10개 구단 가운데 6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농구는 정규리그가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6강 팀이 일찌감치 결정되면 하위 4팀은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번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전창진 감독 역시 지난 시즌 6강 탈락이 사실상 확정된 2, 3월 사이 5경기에서 승부조작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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