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80세 노인 분장을 하고 30년 후를 상상하며 노래했는데 저도 모르게 울컥하더군요. 어머니 생각도 나고, 먼저 간 (신)해철이 생각도 나고.”
가수 이승철(49)이 데뷔 30주년을 맞아 12번째 앨범 ‘시간 참 빠르다’를 26일 내놓았다. 11집 ‘마이 러브’를 내놓은 지 2년 만이다. 21일 서울 청담동의 한 음향기기 매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이승철은 “1985년 부활 첫 콘서트,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로 솔로 데뷔, 잠실주경기장에서 25주년 콘서트를 한 게 엊그제 같은 데 벌써 30주년”이라고 말했다.
새 앨범은 기존의 발라드곡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8곡(트랙 수로는 10개)을 담고 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린 ‘마더’는 그가 유일하게 작곡에 참여한 곡이다.
편곡을 도맡고 앨범 제작을 총지휘한 이승철은 “전곡을 타이틀곡처럼 만들기 위해 녹음실에서 9주 내내 매일 14시간 이상 작업했다”고 했다. 소리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원하는 피아노 소리를 넣기 위해 1억 2,000만원짜리 1877년산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구입했고 미국 영국 캐나다의 유명 엔지니어를 기용했다. “엔지니어 비용만 8,000만원”이 들었다. 다른 가수나 래퍼를 초청해 부른 곡은 하나도 없다. 이승철은 “싱글이 아니라 앨범을 고집하는 것도 후배들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생각해서”라며 “나만의 욕심과 오기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반 발매보다 먼저 공개한 ‘마더’와 KBS 드라마 ‘프로듀사’ 삽입곡 ‘달링’의 음원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그는 “팬의 숫자에 따라 차트 순위가 나오기 때문에 팬덤이 없는 가수는 어렵다”며 아이돌 위주의 음악시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룡기획사들 중심으로 흘러가다 보니 (음원 차트에서) 보이는 것만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음악 시장이 너무 닫혀 있는 느낌입니다.”
그는 앞으로 CCM이나 동요 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다. 북한 모란봉합창단을 지휘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또 다른 목표는 없을까. “싸이처럼 성공해 봐야죠. 유튜브 조회수 2억 뷰도 달성해 보고(웃음).”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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