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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정부군 싸울 의지가 없었다" 美 국방, 라마디 함락 원인 첫 공식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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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정부군 싸울 의지가 없었다" 美 국방, 라마디 함락 원인 첫 공식 언급

입력
2015.05.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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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군 투입론에 물꼬" 분석도

24일 이라크 정부군이 바그다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주르프 알 사카르 지역에서 IS의 진격을 막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 바그다드=AFP 연합뉴스
24일 이라크 정부군이 바그다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주르프 알 사카르 지역에서 IS의 진격을 막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 바그다드=AFP 연합뉴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이 24일 “이라크 정부군이 싸울 의지가 없는 게 라마디 패배의 주요 이유 중 하나였다”라고 비판했다. 카터 장관의 발언은 17일 과격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 주도 라마디를 점령한 이후 오바마 행정부에서 나온 공식 언급 중에 가장 강경한 어조다. 일각에선 미국의 지상군 투입 논의에 물꼬를 튼 발언이라 해석한다.

카터 장관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이라크군은 IS에 수적으로 우세했지만 패배했다”며 “명백한 사실은 이라크군은 싸울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고 패배하기도 전에 철수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라크군을 훈련시키고 장비를 지원할 수 있지만 그들에게 전투 의지까지는 불어넣을 수 없다는 게 분명한 사실”이라며 “중요한 것은 IS에 맞서 싸워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이라크군의 의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처럼 훈련과 장비 지원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이라크군이 전투 의지를 갖추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라마디가 함락되자 즉각 이라크군에 무기 지원을 늘렸지만 미 국방부 장관은 이라크군의 정비가 우선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카터 장관은 또 “이라크군 지원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오면 제안을 하겠지만, 이번 라마디 패배는 이라크군의 전투 의지가 없어서 생긴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이라크군에 훈련과 장비를 지원하고 싸울 의지를 독려하는데 전념하겠다”며 “백악관에도 관련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라크에 현재 파병된 미군은 3,000명이지만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고 주로 이라크군 훈련 임무를 맡고 있다. CNN은 카터 장관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백악관에 요청했으나, 거절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터 장관의 ‘이라크군 지원 방식 변화 제안’ 발언이 오바마 행정부의 이라크 전략 변화 가능성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이라크군 훈련과 공습 지원 위주인 현재 전략에 한계가 드러나자, 지상군 투입론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미국선 IS 세력 확대에 대해 공화당을 중심으로 전략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CBS에 출연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전략이 불분명하다면서 지상군 투입을 촉구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카터 장관의 발언에 대해 “카터 장관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 받았다”며 부인했고 수일 이내에 라마디를 탈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하킴 알자말리 이라크의회 국방ㆍ안보위원장도 AP와의 인터뷰에서 “카터 장관의 말은 비현실적이고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이라크군과 경찰은 라마디에서 IS와 의지가 충분했지만 장비와 무기, 공습 지원이 부족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이라크 현지 언론은 이라크군의 최정예군인 특전사가 IS가 라마디 정부청사를 공격하기 이틀 전 이미 철수를 준비했고 IS와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라마디에서 철수했다고 쿠르드 민병대의 증언을 인용해 전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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