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순적벽. 화순군청 제공
'천하제일경' 화순 적벽은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매력적인 관광지다. 16세기 기묘사화로 화순에 유배 온 신재 최산두 선생이 중국의 적벽과 같이 아름답다고 붙인 이름이다. 고경명, 김성일, 김창협, 정약용 등 많은 묵객들이 이곳을 찾아 작품을 썼다. 특히 방랑자 김삿갓이 세 번이나 방문하고 노루목적벽에서 생을 마감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화순적벽은 1980년대 초 상수원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30여 년이 흐른 2014년 광주광역시와 화순군이 상생발전의 일환으로 적벽을 부분 개방키로 합의하며 적벽은 다시 국민의 품에 안겼다. 창량적벽, 물염적벽, 보산적벽은 개방되어 있었다. 이번에 개방된 지역은 적벽들 중에서도 단연 으뜸을 자랑하는 노루목 적벽의 일부다.
● 노루목적벽, 작년부터 개방…웅장한 장관 드러내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남짓 시범 실시된 적벽투어는 인터넷 사전 예약이 몇 분 만에 마감되며 전회매진 기록을 세웠다. 언론매체는 연일 앞 다투어 적벽을 다루었고 포털사이트에는 '화순적벽'이 한동안 검색어 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도 매주 수ㆍ토ㆍ일 3회에 걸쳐 진행되는 적벽투어는 참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다.
적벽이 이처럼 많은 관광객의 관심 속에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첫째, 천혜의 장관이기 때문이다. 동복호가 철옹산성 기암괴석 절벽을 안으며 감싸 도는 풍경은 삶의 시름을 잊게 한다. 둘째, 자연의 신비로움이 남아있다. 노루목적벽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뒤 30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덕분에 천연기념물 수달을 비롯한 동식물이 터를 잡은 자연의 천국이 됐다. 셋째, 적벽을 보았던 많은 이들에게 추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적벽의 매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초소 입구에서 망향정까지 약 5km의 임도를 타고 가는 버스에서 뒤집어쓰는 먼지, 흙냄새는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세상의 시름을 잊고 새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그 곳이 바로 적벽이다.
▲ 운주사.
● 천불천탑 자리한 운주사 등도 유서 깊은 명소
적벽이 대표적 관광지로 떠오르며 주변 관광지도 덩달아 파급효과를 누리고 있다. 김삿갓 종명지와 숲정이 마을, 서유리 공룡화석지는 이미 유명하고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는 천연기념물 303호 야사리 은행나무와 규남 하백원 기념관, 천불천탑이 있는 운주사 등이 대표적이다. 관광객 증가로 음식점, 숙박업소는 호황을 누리고 이에 화순의 지역경제도 활기를 찾았다.
화순군은 적벽의 안전 보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낭떠러지를 비롯한 위험 지역에는 난간을 설치하고 굽은 도로는 개량하는 등 전 지역에 걸친 보수를 진행하고 관람 편의를 위해 명소마다 전망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중국 혁명 음악가 정율성 선생의 모교, 능주초등학교에 '정율성 음악교실'을 꾸미고 오는 7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국립아시아 문화전당 개관 행사와 연계하여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전세계 관광객을 유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화순군은 앞으로도 여러 관광 상품을 연구 개발해 국내 관광레저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다.
정리=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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