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도입해 의복생활에 혁신을 일으키며 화학섬유 제조와 건설, 무역에 주력하던 코오롱그룹은 사업영역을 하이테크 산업 및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넓혀가고 있다. 바이오 신약과 웨어러블 기술이 대표적 사례다.
신약개발 계열사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티슈진-C’를 개발했다. 티슈진-C는 사람의 정상 동종연골세포와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가진 세포를 무릎 관절강에 주사로 간단히 투여해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바이오신약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156명에 투약해 효능을 최종 검증하는 3단계(임상 3상)를 진행 중이며, 미국에서도 지난 17일 임상 3상 진입이 확정됐다.
화섬산업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1년 지식경제부의 ‘차세대 유기태양전지 개발’ 국책사업 수행업체로 선정돼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유기태양전지는 기존 무기태양전지 보다 가볍고 유연한데다 형태 및 색상 구현도 자유로워, 의류, 포장지, 벽지, 소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에 중요한 소재다. 또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핵심부품인 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를 국내 자동차 업체와 공동 연구개발해 2013년 세계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는 연료전지 핵심소재 및 부품으로 개발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공업용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코오롱플라스틱은 차세대 경량화 신소재로 주목받는 열가소성 탄소섬유 복합소재 ‘컴포지트’를 개발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소재에 비해 무게는 대폭 줄이면서 우수한 강도와 가공성 등을 갖춰 자동차 항공기 등의 연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코오롱은 앞으로 연구개발 투자에 힘써 첨단소재를 국산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소재 및 부품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1년 8월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코오롱-KAIST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어 향후 10년 이내에 시장진입이 가능한 ‘미래 성장가능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그룹 차원의 R&D센터인 ‘미래기술원’을 건립(2017년 8월 완공 예정)할 예정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올해 경영지침을 타이머 초침처럼 긴박함 가운데 신속하고 집요하게 실행해나가자는 뜻으로 ‘타이머 2015’로 정했다”며 “직원들이 경영지침을 담은 배지를 착용할 정도로 각오가 비장하다”고 밝혔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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