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5회 넘어서 역전승 한 번뿐
뒷심 빛나던 작년과는 딴판
류중일 감독 "잔루 많은 게 큰 이유"
‘역전의 명수’ 삼성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삼성은 올 시즌 좀처럼 뒷심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도 살아나지 않는다.
삼성은 올해 5회까지 뒤진 경기를 뒤집어 이긴 경기가 단 1번에 불과하다. 7회까지 지고 있던 경기를 승리로 끝낸 것 역시 1번이다.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의 승률은 0.071(1승13패)로 9위에 머물러 있고, 7회까지 지고 있던 경기의 승률도 0.063(7위)에 그친다.
류중일 삼성 감독 역시 올 시즌 부쩍 줄어든 역전승에 아쉬움을 표했다. 류 감독은 “작년에는 지고 있다가도 7~8회에 뒤집고, 안지만과 임창용이 나와 막아 이기는 경기가 많았는데 올해는 7회에 뒤집지를 못한다”며 입맛을 다셨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35번의 역전승을 거둬 9개 구단 중 3번째로 많았다. 반면 역전패는 21번으로 적어 8위에 자리했다. 뒷심이 빛났다. 지난해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10승33패 승률 0.233을 올려 전체 2위를 기록했고, 7회까지 밀린 경기에서도 9승34패 승률 0.209로 1위에 올랐다.
류중일 감독이 진단하는 역전승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잔루’(루상에 주자를 두는 것)이다. 류 감독은 “잔루가 많다. 주자가 나가도 득점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삼성의 공격패턴과도 관련이 있다. 류 감독은 “홈런으로만 점수를 낸다. 홈런이 점수를 내기에 가장 쉽긴 하지만 야구 흐름상 2사 만루에서 안타로 2점을 내고, 다시 주자를 채워 또 안타로 추가점을 내는 것도 필요한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범타로 물러나 잔루만 많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23일과 24일 KIA전에서 이틀 연속 영봉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철벽 마운드만큼이나 타선 또한 뜨거운 삼성에는 낯선 일이다. 역시나 잔루가 많았다. 23일에는 잔루 7개를 기록했고, 24일에는 9개의 잔루를 남겼다. 류중일 감독은 “홈런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홈런을 쳐주면 좋기야 하지만, 그렇게 쉽게 나오나”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승부처에서 한 방을 뽑아내기가 쉽지 않아 계속해서 발목이 잡히는 셈이다. 올 시즌 유독 낮은 대타 타율 또한 삼성으로선 아쉽다. 삼성은 올해 대타 타율이 0.162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김주희기자 ju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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