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스타이넘 공동명예위원장
북한을 방문하고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넘는 ‘DMZ 도보행진’을 벌인 위민크로스DMZ의 글로리아 스타이넘(81) 공동명예위원장은 25일 “비무장지대를 통한 여성의 평화 걷기는 남북한 통일 가능성의 상징일 뿐 아니라 아니라 성ㆍ종교ㆍ계층 간 평화의 가능성도 상징한다”고 말했다.
미국 여성운동가인 스타이넘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5 국제여성평화회의’ 기조발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타이넘은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가 한국전쟁에 징집될 상황에 닥치자 과거 전쟁의 참혹함을 겪었던 그 친구의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 끊었던 일을 소개하며 “저의 고통은 교전국 국민이었던 여러분의 고통과 비교할 수조차 없겠지만 어떤 곳의 전쟁과 분단이 세계 모든 곳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타이넘은 과거 아일랜드와 라이베리아에서 여성이 종교ㆍ지역 간 폭력을 멈추는 데 기여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여성은 남성보다 서로 더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이 평화를 위한 노력에 이바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날 ‘2015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위한 국제여성걷기 선언문’을 통해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이산가족 재결합 돕기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2차 대전 당시 ‘성노예’였던 ‘군위안부’ 여성에 대한 정의(正義) 바로 세우기 등을 ‘평화걷기’의 목표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해 “슬픔이 강이 되고 고통이 바다가 된 이 땅에 여러분이 어머니의 위대한 발걸음으로 평화의 초석을 만들어줬다”고 위민크로스 참석자들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서울시도 그간 경평축구 부활이나 남북 오케스트라 협연 등을 제안했지만 아직 남북관계는 단절 그 자체”라면서 “여러분의 걸음이 단절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끊어진 허리를 잇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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