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13~17일 초연
그램 머피 안무, 네 번째 창작발레
낭만 발레의 진수 ‘지젤’이 새롭게 변신한다. 내달 13~17일 유니버설발레단이 예술의전당에서 세계 초연하는 ‘그램 머피의 지젤’은 순진하고 연약한 소녀 지젤을 사랑을 지키는 강인한 여인으로 재탄생시킨다. 올해로 창단 31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심청’(1986년) ‘발레 뮤지컬 심청’(2007) ‘발레 춘향’(2007)에 이어 네 번째로 내놓은 창작발레다.
달라진 지젤의 안무는 31년간 호주 시드니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을 지낸 그램 머피(65)가 맡았다.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영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 찰스 왕세자의 연인 카밀라의 삼각관계로 재해석한 작품(2001년 초연)으로 세계 무용계에서 주목받은 그는 ‘호두까기 인형’ ‘로미오와 줄리엣’ 등 대표적인 고전발레를 현대 버전으로 선보였고, 2011년 영화 ‘마오의 라스트 댄서’의 안무도 맡았다. 신작 안무에 관한 저작권은 안무가 그램 머피가, 공연권과 무대 세트·의상에 관한 저작권은 유니버설발레단이 갖는다.
20일 광진구 능동 연습실에서 만난 머피는 “줄거리만 남기고 다 바꿨다”고 말했다. “전통 발레 가운데 가장 변화가 없는 작품이 지젤이에요. 너무 완벽해서 음악과 동작이 딱 맞아떨어지죠.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음악으로 이전과 다른 지젤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원작은 순진한 시골 처녀 지젤이 약혼녀가 있는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면서 비극을 맞는 낭만 발레. 알브레히트가 윌리(처녀 귀신)들의 목표물이 돼 죽을 때까지 춤추는 운명에 처하지만, 지젤이 그를 용서하고 지켜낸다.
이날 일부 공개된 신작은 지젤의 아버지 울탄을 새로 등장시켜 지젤의 어머니 베르테, 윌리의 여왕 미르타와 삼각관계로 설정했다. 결말 역시 베르테가 미르타를 물리치고 딸을 구해내는 것으로 방향을 살짝 틀었다.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서정적이면서 아름다운 윌리들의 군무는 역동적인 현대무용으로 탈바꿈했다. 머피는 “온화한 모습의 윌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 악령으로 바꿨고 안무도 공격적으로 표현했다. 악도 때로는 아름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영화음악가 크리스토퍼 고든이 선보인 새 음악은 리듬감이 강화돼 원작보다 한층 어둡고 강렬하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안무가가 ‘코리안 지젤’을 선보이고 싶어했다”며 “우리 전통악기를 음악에 쓰는 등 한국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초연 무대에는 황혜민·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강미선·이동탁, 김나은·강민우 세 커플이 지젤과 알브레히트를 맡는다. 현실세계를 표현한 1막은 무용수 전원이 소프트슈즈를, 사후 세계를 표현한 2막은 토슈즈를 신고 무대에 오른다. (070)7124-1737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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