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8강전 제4국
백 백홍석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8 △가 역시 무리한 침입이었다. 이세돌이 1로 퇴로를 차단한 다음 2 때 3으로 늘어버리자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이대로 다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백홍석이 일단 4, 6으로 나가 끊어 놓고 상대의 응수를 살폈다. 혹시나 털끝만한 빈틈이라도 보인다면 큰 것 한 방을 날려 단박에 형세를 뒤집어 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세돌이 7로 올라서자 이제는 아래쪽 백돌까지 위험해졌다.
백홍석이 8로 이은 건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그냥 두어 본 데 불과하다. 알기 쉽게 참고1도 1로 아래쪽을 제압하기만 해도 될 것 같은데 이세돌은 2로 붙이는 수가 신경 쓰였는지 그냥 튼튼하게 9로 지켰다. 다 이긴 바둑 괜한 분란을 일으키기 싫다는 뜻이지만 이틈에 10을 둘 수 있어서 가까스로 상변 백돌의 숨통이 열렸다.
11, 13 다음 당장 참고2도 1, 3으로 막아서 백을 잡으려는 건 4 다음에 A와 B가 맞보기여서 잘 안 된다. 그래서 이세돌이 그쪽은 잠시 보류하고 먼저 15로 아래쪽 백 대마 전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 부근이 두터워지면 당연히 다시 도를 결행할 수도 있다. 이제는 정말 백이 더 버티기 어려워 보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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