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 전문의들이 한자리 모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설계
진단부터 수술까지 2~3주 걸려
전이암·복합성 등 중증 암 치료에
전문성과 신속성 두 토끼 잡아
서울아산병원은 암 수술 실적에서 독보적이다. 특히 ‘고난도 수술’에 강하다. 그래서 다른 병원에서 수술하기 꺼려하는 환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려낸다. 암뿐만 아니라 심장, 장기이식 등 중증 질환의 치료에 새로운 표준을 세우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상 13층, 지하 2층(7,940㎡) 712병상.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국내 암 치료의 선두로 자리잡았다. 2006년 국내 최초로 암통합진료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2012년 국내 최초로 유전체맞춤암치료센터를 열면서 암 치료의 선진화를 구현해왔다. 암 치료의 근간인 수술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 국내 고난도 암 수술 실적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암 통합진료 도입 10주년을 맞은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중증도 암에 특화된 통합진료팀을 새롭게 선보였다. 중증도가 높아 다른 병원들은 수술하기 꺼려하는 환자도 포기하지 않는다. 서울아산병원의 유창식 암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을 만났다.
“암 진단부터 수술까지 빠르면 2~3주”
유 암병원장은 “통합진료센터를 방문한 암 환자가 첫 외래진료를 받은 후 정밀검사를 거쳐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기까지 빠르면 2~3주 내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암병원은 지난 2006년 국내 처음으로 암 통합진료시스템을 도입했다. 암 통합진료시스템이란 암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을 각 분야의 전문의들이 한 자리에 모여 환자를 진료하면서 직접 협의한 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계획을 설계하는 것이다. 암병원 통합진료센터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만도 2012년 1만4,882명에서 2013년 1만8,380명, 2014년 2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병원 중 압도적인 1위다.
유 암병원장은 “우리 암병원 대장암센터에서 통합진료를 받은 환자의 40% 정도가 대장암이 간으로, 20% 정도가 대장암이 폐로 전이되는 등 암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대다수가 중증도가 높은 전이암이나 복합성 암을 앓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올해부터 대장암 간 전이팀, 대장암 폐 전이팀, 골반종양팀, 난치성 재발성 부인암팀이 새롭게 출범, 향후 다른 암 통합진료 분야에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2006년 국내 최초로 암 통합진료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지난 10년 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토대로 환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암 통합진료시스템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이번 개편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전이암 등 중증도가 높은 환자 치료에 전문성과 신속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뜻이다.
유전체 분석 맞춤형 암 치료를 통해 암 극복
유 암병원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수 년 내에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형 암 치료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1년 아산-다나파버 암유전체연구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2012년 국내 최초로 유전체맞춤암치료센터를 열어 ‘맞춤형 암 치료’를 개척했다. 유전체맞춤암치료란 암 환자의 개별 유전체를 분석해 암이 발생한 근본 원인을 밝혀낸 뒤 각각의 원인에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 생김새가 조금씩 모두 다른 것처럼 같은 부위에 생긴 암이라도 사람마다 암의 발생 원인이 다르다는 사실에 착안한 치료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지난해 6월 최정상급 ‘맞춤형 암 치료’ 연구 네트워크인 윈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윈 컨소시엄은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프랑스 구스타브 로시 암 연구소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암센터, 연구소, 제약사가 맞춤형 암 치료의 혁신을 위해 모인 협력체다.
컨소시엄 참여 병원은 5대륙에 걸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유전체 조합 및 신약을 공급받게 된다. 유 암병원장은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 암 환자들에게 가장 최신의 유전체맞춤암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내 고난도 암 수술 1위를 넘어”
유 암병원장은 “우리나라 암 수술 중 10% 정도가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10대 암 가운데 간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췌장암 자궁경부암의 수술건수는 압도적으로 1위”라고 했다.
이는 결코 허언이 아니다. 서울아산병원의 암수술 실적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암수술 건수는 2012년 1만7,267건, 2013년 1만7,467건, 2014년 1만8,508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주간지 US 뉴스 & 월드리포트가 선정한 ‘베스트 병원 랭킹 2014-2015’ 의 암 치료 분야 1위인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469병상ㆍ수술건수 1만1,370건), 2위 MD앤더슨 암센터(631병상ㆍ수술건수 8,656건)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유 암병원장은 “많은 암 수술 부문에서 최초ㆍ최고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며 “우리 암병원은 결코 멈추지 않고 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장암센터는 국내 최초로 대장암 수술 2만4,000례를 달성했다. 미국 조기직장암 5년 생존율은 88.2%, 진행 암에서는 69.5%이지만,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에서 수술 받은 직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기에서 94.1%, 2, 3기에서는 각 87.8%, 75.4%로 선진국보다 치료성적이 더 좋다.
유방암센터는 2010년 이후 수술을 연평균 2,000여건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유방암 수술 2만3,000례를 달성했다. 환자 5년 생존율도 92.3%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과 비슷하거나 더 높았다. 또한 김병식 위장관외과 교수팀은 복강경 위암 수술을 세계 최다인 5,000례 이상하고 있으며, 남주현 산부인과 교수팀도 세계 처음으로 자궁경부암 복강경 수술 1,000례를 달성했다.
유 암병원장은 “복강경ㆍ로봇수술 등 첨단 암수술 분야도 세계 최고 수준”라며 “어렵고 힘든 수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 풍부한 수술경험과 노하우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유수 병원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높은 생존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