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인천국제공항철도 사업 재구조화를 위한 금융주선사 선정 결과는 투자은행(IB)업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국내 IB시장의 ‘공룡’인 산업은행을 제치고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컨소시엄이 최종 낙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업은행, 삼성생명 등과 함께 ‘춘천복합열병합발전사업’의 공동금융주간사로 총 5,100억원 규모의 사업자금을 주선했던 국민은행은 인천국제공항철도의 입찰 결과로 기업금융시장의 돌풍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민은행은 예대마진 위주의 수익구조를 탈피할 수 있는 핵심 분야로 기업투자금융(CIB)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수익에 해당하는 IB(투자은행) 부문의 수수료 수익은 1,000억원을 넘겨 전체 순이익(1조원)의 10% 가량을 차지했다.
국민은행의 이 같은 전략은 지난 10년간 IB 분야에서 쌓아온 경력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금융자문(FA)전담팀을 운영하는 등 IB 관련 전문인력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발전 분야에서는 춘천LNG 복합화력, 대구혁신도시 LNG복합화력, MPC율촌 LNG 복합화력을 자문 또는 주선하고, 하이닉스 인수금융, 한라공조 인수금융, 교보생명 인수금융 등 인수합병(M&A) 분야에서도 성과를 쌓아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지난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은행은 구조화금융 방면에 경쟁력이 있고, 인프라 분야에서는 산업은행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며 “어느 은행보다 경쟁력 있는 CIB 역량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SOC 발전 분양의 강점을 유지하며 신사업에 대한 금융주선도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 등을 검토하고 있다. 덤핑입찰 등 무분별한 과당경쟁을 하지 않는 대신 전통적으로 시장을 주도해온 SOC사업이나 적정 수익이 보장된 양질의 프로젝트에 주력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해외시장에서의 IB사업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법인 및 지점과 연계한 마케팅이나 기업체와의 동반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저금리가 지속돼 국내 IB 부분에 시중은행, 연기금 뿐 아니라 보험사와 대형 증권사까지 참여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시장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업금융, SOC, M&A 등에서 다양한 금융기법을 도입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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