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동풍땐 하루 만에 南 전역 영향권
지난해부터 화산 활동 활성화 조짐
백두산의 화산이 폭발하면 남한에 최대 11조1,900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또 화산의 폭발력을 나타내는 폭발지수(VEI) 총 8단계 가운데 5단계 이상의 폭발이 발생하고 북동풍이 부는 상황일 때 남한에 피해를 주고, 그 이하의 폭발일 경우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민안전처가 주관한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학과 교수 연구팀의 ‘화산재해 피해예측 기술개발’ 용역 결과에 따르면 백두산 화산이 폭발지수(VEI) 8단계 중 7단계로 폭발하고 북동풍이 불 경우 남한 전역에 화산재가 쌓여 4조5,189억원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백두산 화산 폭발 8시간 후부터 강원도를 시작으로 화산재가 유입돼 24시간 후에는 전남 서남부 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이 영향권에 들어간다. 특히 강원도와 경북에는 화산재가 최고 10.3㎝까지 쌓여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제주공항을 제외한 국내 모든 공항이 최장 39시간 폐쇄돼 최소 269억원에서 최대 611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산폭발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하면 서울은 물론 부산까지 10층 이상 건물에 영향을 미쳐 외벽과 창문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 서울에서만 130억원의 재산피해가 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포함해 직·간접적인 전체 피해규모는 무려 11조1,8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VEI 4 이하의 화산폭발에는 남한에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VEI 4 이상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 백두산 주변지역에서는 섭씨 500∼700도에 달하는 분출물(화쇄류)이 중국 쪽 계곡을 따라 최단 8㎞, 최장 87㎞까지 흘러갈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양강도 일부 지역을 포함해 최대 827.83㎢가 화쇄류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백두산에서는 939년부터 1925년까지 크고 작은 화산 폭발이 31건 발생했다. 또 2009년부터 침강하던 백두산 천지 칼데라 외륜산의 해발이 지난해 7월부터 서서히 상승하는가 하면 최근 온천수 온도가 최고 83도까지 올라가고 화산가스의 헬륨 농도가 일반적인 대기의 7배나 되는 등 화산활동이 활성화하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김상현, 오상훈 부산대 교수, 장은숙 한중대 교수, 이길하 대구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지난 1일 백두산은 물론 한라산과 울릉도 등 국내 휴화산 전체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 화산이 폭발했을 때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는 2단계 연구에 착수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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