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차규(사진) 공군 참모총장이 부인과 아들에게 수시로 관용차를 내주고 총장실 인테리어에 예산 수천 만원을 낭비하는 등 부적절하게 처신한 사실이 국방부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최 총장에게 엄중 경고 조치했다.
21일 국방부가 공개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최 총장의 부인은 서울공관에서 주 1~2회, 계룡대공관에서 월 1~2회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다. 최 총장의 아들은 서울 홍대 부근의 업무 거래처에 가기 위해 10회 가량 관용차를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을 앞둔 딸의 집 커튼을 운전병이 달아준 사실도 확인됐다.
최 총장은 군 관사도 멋대로 이용했다. 중령 시절인 1994년 11월 경제기획원 파견 근무로 과천관사에 입주한 최 총장은 98년 12월부터 2000년 1월까지는 비행대대장으로 재직했는데도 과천과 부대의 두 군데 관사를 중복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최 총장이 이중사용에 대한 위약금 500여 만원을 납부했지만 과천관사는 2006년 4월까지 계속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본부 총장실과 복도 리모델링에 예산을 마구잡이로 투입하는 등 예산집행 관리감독도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총장은 전임 총장에 이어 지난해 7월 1억8,900만원을 들여 총장실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1,400여 만원을 중복으로 사용했다. 미국 록히드 마틴사로부터 받은 F-35전투기 모형 등을 설치하느라 올 2월 총장실 복도 인테리어를 바꾸는 과정에서는 재공사를 하느라 1,999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최 총장이 비행단장 재직 시 부대운영비를 횡령하고 고가의 외국산 침대와 오븐, 은식기를 구매했으며 승인 없이 부인과 함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최 총장 아들이 공관초병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의혹도 과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군 참모총장 관사 등에서 복무했던 공관병 등이 최 총장의 비위 사실을 온라인 등에 유포하면서 국방부는 감사에 착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세간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것”이라며 “군 검찰에 추가로 수사를 요청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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