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데 이어 이 환자를 간호한 부인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환자와 병원 2인실에 함께 입원했던 다른 환자에게서도 발열 증세가 나타나 검사에 들어갔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지난 4일 바레인에서 귀국한 A씨(68)가 메르스에 감염됐으며, A씨를 간병한 부인(63)이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있어 유전자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메르스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A씨 부인은 안정적 상태이며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내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한편 A씨가 지난 15~17일까지 입원한 모 병원에서 2인실을 함께 쓴 남성 환자 B씨(76)도 20일 오전부터 발열증세를 보여 유전자 진담검사에 들어갔다.
질본은 A씨와 부인 B씨는 모두 현재 국가지정 입원치료 격리병상으로 옮겨진 상태이며, A씨가 거친 3개 병원의 의료진 중 메르스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사람 간 감염 확률은 극히 낮다고 발표한 이후 곧바로 추가 감염자가 나타나면서 보건당국은 접촉자 모니터링 등 추가 환자 발생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메르스는 이틀에서 2주 가량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급성 호흡기질환 증상을 보인다. 폐 감염이나 급속한 신장 기능 이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전염성은 낮다.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은 30∼40%로 높은 편이다.
A씨는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3일까지 바레인에 체류하면서 농작물 재배와 관련된 일을 하다 4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입국 7일 후 발열 및 기침 등 증상이 발생해 병원 치료를 받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유행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감염 환자의 97%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로 중동지역에서 발생했다. 감염 경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낙타와 박쥐가 매개동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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