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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朴대통령 초당적 지지를"… 미묘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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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朴대통령 초당적 지지를"… 미묘한 파장

입력
2015.05.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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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권력 후보 '대망론' 불씨 속

정치적 해석 다분한 발언 주목

일부선 朴에 우호적 러브콜 관측도

朴 "안보리, 北 미사일 강력 대응을"

潘 "北,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압박

2013년 박 대통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실로 안내하고 있는 모습. 고영권기자 youngkoh@hk.co.kr
2013년 박 대통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실로 안내하고 있는 모습. 고영권기자 youngkoh@hk.co.kr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를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는 등 최근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반기문 대망론’이 아직 살아 있는 불씨인 데다 남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이라 정치권의 관심은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나눈 대화에 쏠렸다.?박 대통령을 만나기 전 반 총장은 국회를 방문해 “박 대통령을 국회가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미묘한 해석을 낳았다.

● 반 총장 “국회가 초당적으로 대통령 지지해야”

반 총장은 방한 이틀째인 이날 국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갑윤ㆍ이석현 부의장,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을 만났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비전을 갖고 활동해 나가는 데 있어 국회의 지지, 특히 초당적 지지가 중요하다”며 “정 의장님이 지도력을 발휘해 정부를 적극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의회의) 초당적 지지는 전세계 어디를 가도 제가 강조하는 부분”이라면서 ?“대통령이나 수상이 일할 때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법안ㆍ예산 관련 뒷받침을 해주지 않으면 (국정 운영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발언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협력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내용이기는 하다. 그러나 차기 권력 후보군에 올라 있는 반 총장이 공개적으로 현재 권력을 지원하는 언급을 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유엔 사무총장이 굳이 국내 정치ㆍ권력 문제를 거론한 것도 정치권의 눈길을 잡아 끌었다. 이에 청와대가 공무원연금 등 개혁 과제가 여야 대치에 발목 잡힌 것을 답답해 하는 박 대통령에 반 총장이 우회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정 의장과 여야 의원들은 반 총장의 당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덕담만 건넸다. 정 의장은 빈부격차와 양극화 등을 걱정하면서 “유엔의 역할이 크고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취소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에 기회가 생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아직 하지 못한 소임을 저희가 뒤에서 지원하겠다”고 했다.

● 박 대통령 “북한 도발에 유엔이 강력 대응해야”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한 시간 넘게 마주 앉아 최근 북한 동향 등 국내외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추가로 도발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히 대응하는 등 국제사회가 단합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고,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서도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확인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주민 생활 개선에 애써야 한다는 점을 북한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 등 정치 상황과 별도로 추진하는 남북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유엔의 협조도 주문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반 총장과 공식 면담한 것은 네 번째다. 청와대는 미래 권력을 둘러싼 경쟁이 조기 과열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만큼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만남을 ‘유엔 사무총장과의 공식 접견’이라며 선을 긋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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