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은행 간 소통 기회 늘려
연내 화학적 결합 완료
총자산 322조 은행 출발 구상
지금 하나금융그룹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바로 통합이다. 론스타로부터 인수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조기에 통합하고, 이 통합에서 창출된 에너지와 시너지를 금융그룹 전체의 변화와 혁신으로 이어가겠다는 게 하나금융의 구상이다.
하나금융은 연내에 두 은행을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피력 중이다. 두 은행이 합치면 총자산 규모(작년말 기준)가 322조원에 이르는데, 이 경우 국민은행(301조원)을 제치고 국내 최대은행으로 부상한다. 말하자면, 2015년 하나금융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사명은 바로 ‘하나되는 하나’인 셈이다.
단순히 두 조직을 하나의 체계 아래 묶어 놓는 차원이 아닌, 두 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최종 목표로 하는 금융지주 수뇌부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 그렇기에 두 은행의 통합을 대비한 ‘상견례’의 차원에서, 하나금융은 올해 들어 두 은행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각종 사업을 부쩍 늘리고 있다.
그 예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4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공동TV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 캠페인에서는 ‘대한민국만세’의 메시지와 ‘광고 70주년의 행복’을 강조했는데, 배우 송일국씨의 ‘삼둥이’들이 모델로 등장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기존 하나은행 광고 모델이었던 배우 김수현씨와 외환은행 모델이었던 하지원씨를 광고에 함께 출연시킨 것 역시 두 은행의 통합과 공존 노력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시도였다.
이 캠페인에 발맞춰 두 은행은 독립운동 기념 활동을 지원하는 금융상품인 ‘대한민국만세 예적금’을 출시했다. 올해 광복절(8월 15일)까지 가입한 계좌에 대해 은행 측이 계좌당 815원을 출연하는 상품. 독립유공자 유가족 지원 사업 및 해외 독립운동 유적지 금융그룹 통합이라는 금융그룹 차원의 목표와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이라는 국가적 명분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시도다.
두 은행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한민국 중소기업 더드림대출’이라는 대출 상품도 공동으로 출시했다. 총 5,000억원 한도로 주거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250억원까지 대출한도를 우대하는 상품이다.
지난달부터는 두 은행의 통장 디자인에서도 통일성을 가미했다. ‘행복작가’로 불리는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의 그림을 양 은행 통장 속에 담은 것.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그룹 슬로건인 ‘행복한 금융’에 따라 저절로 미소짓게 하는 일상 속 행복을 담을 그림을 통장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업무 외적으로도 두 은행 직원들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올해 1월 1일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임직원 400여명이 함께 북한산에 올라 새해 첫 일출을 맞으면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또 두 은행 임직원 1,500여명은 3월 중순 경기 양평군 청운면 하나산(山)을 찾아 함께 산행을 하며 시산제를 지내기도 했다. 하나산은 하나금융 직원들이 1사 1산림 가꾸기 차원에서 2006년부터 관리 중인 40만명 규모의 숲이다. 이날 산행에 참가한 김병호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함께 산에 오르면서 서로를 끌어주며 도와주는 모습이 좋았다”며 “앞으로도 서로 이해하면서 함께 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란 덕담을 나눴다.
두 은행은 통합의 외연을 임직원 차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넓히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은 4월 1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등 계열사 임직원 및 가족 250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나무심기 행사를 열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가족과 외환가족이 한 조를 이루어 삽으로 땅을 함께 파며 소통의 기회를 가졌다”며 “앞으로도 임직원 및 가족이 함께 하는 사회공헌활동 기회를 더욱 많이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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