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문ㆍ상담 공간 등 공유
고객들 재테크 원스톱 처리
점포 특징 맞게 특화형도 추진
인수ㆍ합병 등을 통해 일약 제2대 금융지주(자산 기준)로 떠오른 NH농협금융지주. 갑자기 불어난 몸집이 다소 버거울 법도 한데, 여기서 멈출 기세가 아니다. 농협금융이 최근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가치는 바로 ‘시너지’(부분과 부분이 합쳐져 그 가치가 더 상승하는 작용)다. 증권사, 생명보험, 저축은행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단지 외연을 늘린 것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들이 갖춘 다양한 장점과 역량을 조화롭게 결합시켜, 불린 덩치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자는 의미다.
농협금융의 이러한 ‘시너지 경영’ 사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역점 사업이 바로 복합점포 확대다. 복합점포는 기존 금융회사 점포에 다른 업종의 금융회사가 영업소나 부스 형태로 들어온 점포를 말하는데, 예컨대 증권회사 점포에 은행 영업소가 들어와 함께 운영되는 방식이다. 복합점포는 출입문과 상담 공간을 공유하고, 은행ㆍ증권 고객의 이동이 편리하도록 개방형 상담창구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이 복합점포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유가 있다. 1%대 저금리 시대가 굳어지면서 은행 고객 중에서 증권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늘어, 은행 입장에서는 이들 고객을 잡을 수단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증권사 입장에서 봐도, 은행의 거미줄 같은 영업망을 이용할 수 있어 이득이다. 그리고 금융그룹 전체적으로 볼 때도 운영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업종 금융회사를 결합해 ‘1+1=3’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은행(예금)과 증권사(주식)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나눠 두고 있는 고객의 입장에서도 두 금융회사를 따로 방문하기보다는 하나의 복합점포에서 재테크 관련 업무를 ‘원스톱’ 처리할 수 있어 편하다. 은행ㆍ증권 등 서로 다른 회사의 직원들이 한 고객을 상대로 동시에 공동 상담을 제공하기도 한다.
농협금융은 이러한 복합점포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농협금융은 올해 1월 국내 1호 복합점포인 광화문NH금융플러스센터를 열었고, 2월 서울 여의도, 4월 서울 삼성역, 5월 경기 분당에 복합점포를 차례로 개설하는 등 잰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연내 부산에도 복합점포 한 곳을 더 추가해 일단 5개의 복합점포를 운영할 예정이고, 성과와 입지 여건을 감안해 더 추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 따라서는 보험 부문이 포함된 복합점포도 나올 수 있다.
현재는 시행 초기 단계라 고객의 다양한 요청사항을 수용할 수 있도록 혼합형 모델을 추진하지만, 향후 복합점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점포 특징에 맞게 특화된 모델로 바꿔가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금 방식은 증권 대형점포에 은행 영업점을 결합한 증권중심 결합 방식인데, 앞으로는 은행중심의 결합 방식도 적용할 예정이다. 또 거액의 자산가가 많은 지역에서는 자산가를 전담 관리할 수 있는 프라이빗 뱅커(PB) 특화형도 추진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이 최근 야심차게 추진 중인 범농협카드(NH올원) 역시 금융그룹 내 시너지 창출을 위한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NH올원카드는 범농협의 전 계열사, 오케이캐쉬백, GS포인트 등 외부 제휴사까지 활용 가능한 통합 포인트 상품이다. 농협은행 및 금융 계열사는 물론이고, 하나로마트, NH여행, NH오일, 목우촌, 한삼인 등에서도 포인트 활용이 가능하다.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생활밀착형 업종을 모두 갖춘 농협에서만 가능한 시도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NH올원카드는 금융(금융지주)과 유통(경제지주)의 혜택을 하나에 담은 국내 최고의 고객 우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앞으로는 금융그룹 내 다양한 업종 스펙트럼을 최대한 활용해 생명ㆍ손해보험료, 투자증권ㆍ저축은행ㆍ캐피탈ㆍ선물 수수료를 이 포인트로 납부할 수 있는 방안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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