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건전성 등 차가운 지표 대신
지속가능한 금융모델에 심혈
7년연속 금융권 최고 순익 비결
2008년 이래 7년 연속 금융권 최고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 신한이 자랑하는 리스크관리 능력, ‘신한 웨이(way)’로 불리는 강한 기업문화가 흔히 비결로 꼽히지만, ‘1등 신한’의 진정한 원동력은 ‘패러다임의 혁신’이라는 것이 신한을 잘 아는 사람들의 중론이다. 2011년 한동우 회장이 취임하며 신한의 미션으로 제정한 ‘따뜻한 금융’이 그 혁신의 이름이다.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믿음으로, 금융기업으로서 남다른 가치를 추구해온 것이 지금의 신한을 있게 했다는 것이다.
‘따뜻한 금융’의 정신은 “금융을 통해 고객은 물론, 우리가 속한 사회와 상생하지 못하면 성장은커녕 생존조차 담보할 수 없다”는 한 회장의 시대인식에서 비롯했다. 경쟁 금융사들이 관행대로 수익성, 건전성, 성장성 등 ‘차가운 지표’를 실적의 잣대로 삼을 때, 신한은 모든 업무 수행에 있어 수익보다는 고객 및 사회와의 상생을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지속가능한 금융 모델을 구축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신한의 입지를 굳혀왔던 수익성 일변도 전략을 근간부터 흔드는 일대 변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무수한 리스크가 상존하는 금융시장에서 이러한 변혁이 과연 뿌리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 것도 사실”이라며 “신한이 오히려 경쟁 금융그룹과 현격한 실력차를 보이면서 시장의 의구심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따뜻한 금융’은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상품, 서비스, 자금운용 등 금융 본업 수행에 기술, 제도 등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방식을 부단히 적용하며 고객과 신한, 그리고 사회의 가치가 함께 커가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신한그룹의 모든 리더계층이 솔선수범했다. ‘따뜻한 금융’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이해하고 직원들의 업무에 발현될 수 있도록 변화를 주도했다. 또 직원 평가 지표에 고객 수익률과 고객성장 지원 수준을 반영, 고객 관점에서 평가체계를 개선하는 혁신적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를 강화하고 서민금융, 중소기업 지원 등 따뜻한 금융의 실질적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행했다. 신한은행은 소상공인 창업교육을 통해 지난해 4,737명의 이수자를 배출했고,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9,344억원의 창업지원 대출을 내줬다. 신한생명은 노인층을 상대로 노후 재테크 및 금융사기 예방책을 알려주는 ‘해피실버금융교실’을 지난 한 해 동안 273회 열었다. 1.3일에 한 번 꼴로 열린 이 행사엔 9,226명의 수강생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뱅커지 선정 ‘아태지역 최고 금융기업 CEO’로 등극하며 ‘따뜻한 금융’의 성과를 대내외에 각인시킨 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재의 성취에 자만하지 말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핀테크를 위시한 기술 및 규제환경 변화로 금융산업의 혁신이 요구되는 현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을 강조한 그는 올해 경영 슬로건을 ‘실천하는 신한, 함께하는 성장’으로 정하는 한편, 따뜻한 금융의 방법론으로 ‘창조적 금융’을 제시했다. 계열사의 핀테크 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 랩(Future’s Lab)’,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한 ‘빅데이터 경영’ 등으로 구현되고 있는 창조적 금융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고수익의 좋은 상품을 제공하며 고객과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에서 금융사의 승패가 나뉜다는 신한금융그룹 경영철학의 현주소라 하겠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