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영국에 있는 제조업체를 방문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4명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등 지원자 3명은 19일(현지시간) 오전 런던 교외에 있는 제조업체 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가족모임 강찬호 공동대표는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지 4년이 다 돼가도록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한 회사에 그냥 물러설 수 없어 본사 앞 항의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강씨 등은 시위를 벌인 뒤 회사 측 관계자 두 명과 두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건 회사 측의 진심 어린 사과”라면서 “그게 전제돼야 다음 얘기를 나눌 수 있는데 회사 측은 소송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물 실험에서 인과 관계가 밝혀졌다는 정부 보고서를 읽어본 적 있느냐고 따지면 그간 회사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분노했다.
현재 피해자들과 회사 측은 지루한 법적 공방을 계속 하고 있다.
강 씨는 “다만 최근 회사 측이 법적 소송에서 조정과 합의를 받아들여 책임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면서 기대를 내비쳤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에는 런던 국회의사당 옆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를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22일까지 매일 레킷벤키저 본사 앞과 국회의사당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2013년 8월부터 최근까지 환경부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모두 221명에 달한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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