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자비의 불빛이 전국을 밝히고 있다. 밝고 환한 연등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듯해지지만, 그 유래는 애틋하기 그지없다. 옛날, 가난했던 한 여인이 부처님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공양을 하고 싶었지만 가진 게 없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팔아 기름을 사서 등불을 밝힌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관악산 정상 기암절벽에는 연주대(戀主臺)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누가 이 높은 산 위에 절을 세웠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연주대에서 내려다보면 서울 시내와 과천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땅보다 하늘이 더 가까울 것 같은 이곳에도 연등이 내걸렸다. 어둠이 찾아온 세상, 절벽 위 암자를 밝히는 불빛이 마치 망망대해의 배들을 인도하는 등대처럼 보인다. 힘들고 지친 모든 이웃들에게 부처의 자비와 평화가 함께하기를 빌어본다.
왕태석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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