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감독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멀리보고 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베테랑 타자 홍성흔을 감싸는 방법이다.
두산 최고참 홍성흔은 지난 1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건 지난 2012년 6월9일 우측 늑골 부상을 입은 후 처음이다. 이번에는 타격 부진이 원인이다. 그는 올 시즌 35경기에서 타율 0.236, 1홈런 16타점에 그쳤다. 팀의 4번타자와는 맞지 않는 성적이다. 결국 김태형 두산 감독은 홍성흔의 2군행 카드를 빼들었다.
홍성흔을 위해서다. 19일 잠실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홍성흔이 중심에서 해줘야 한다. 2군에서 편하게 잘 준비해서 올라올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고 최고참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홍성흔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1군에서 계속 두고, 연습을 하며 벤치에서 파이팅을 내주는 역할도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홍성흔이) 뒷선으로 물러나는 것 같더라. 하지만 아직 홍성흔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두산 홍성흔
여전히 팀의 주축 타자로 해줘야 할 홍성흔이기 때문에 시간을 주시는 셈이다. 김 감독은 "전환점을 만들어서 올라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다음주중 마산 원정 경기에 합류를 시킬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홍성흔이 비운 4번 타자는 당분간 김현수가 맡는다.
부진한 선수를 일으켜 세우는 방법은 다 다르다. 밑바탕은 믿음이다. 김 감독은 투수조 중에서 어려움을 겪는 윤명준에게 쓴소리 보다 격려를 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를 맡은 윤명준은 올해 21경기에 나와 1승5패1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4.87에 그쳤다. 블론세이브는 5개로 리그 1위다. 지난 17일 광주 KIA전에서도 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라커룸으로 향해 윤명준에게 "최근 볼이 좋다. 지금 볼이 좋으니 씩씩하게 던져라"고 위로했다.
프로 4년차에 마무리라는 중책을 맡은 어린 투수를 질책하기 보다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다독이는 중이다. 김 감독은 "명준이는 더 좋아질 거다. 등판할 때마다 이상하게 수비가 안 도와주는 경우가 있어서 거기에도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자신감 없이 던지는 볼은 아니다. 감독이 요구하는 대로 씩씩하게 잘 던지고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