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ㆍ정대협에 우편으로 보내
2012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테러’를 했던 일본 극우 정치인이 무릎 아래가 없는 소녀상과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는 글귀의 말뚝 모형을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나눔의 집’등지에 보내왔다. ‘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테러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19일 경기 광주에 있는‘나눔의 집’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보낸이가‘유신정당 스즈키 노부유키(鈴木信行ㆍ50)’로 적혀 있는 작은 상자 우편물이 도착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도 이날 오후 같은 우편물을 받았다. 그 안에는 일본어로 ‘제5종 보급품’이라는 글귀와 함께 일그러진 얼굴 표정으로 무릎 아래가 없는 형태의 소녀상 모형(높이 12cmㆍ폭 5.5cm)이 담겨 있었다. ‘제5종 보급품’이라는 용어는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이 운영한 위안소 여성을 뜻한다. 스즈키는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로 동원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한국군 운영 위안소에 빚대 비꼰 셈이다.
상자 안에는 또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적힌 성인 검지손가락 크기의 말뚝 모형(길이 9cm)도 있었다.
우편물을 보낸 스즈키는 앞서 지난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 위안부박물관에 관련 물품을 증정했다’는 글을 올려 자신의 소행임을 밝혔다. 그는 2012년 6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인물이다. 스즈키는 일본에 있는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비에도 말뚝테러를 하고 윤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단독 안호봉 부장판사는 지난해 6월 30일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국내로 입국하지 않아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나눔의 집’은 스즈키의 이번 행위도 위안부 피해자 등을 조롱하는 중대 범죄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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