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함과 순함의 대결이 시작됐다. 알코올 도수를 낮춘 ‘저도주’ 트렌드가 최근 주류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달콤한 소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롯데주류가 선보인 ‘처음처럼 순하리’와 지난 11일 주류업체 무학이 내놓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가 그 주인공들이다. 일부 지역에서 품귀 현상까지 일으키며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이라고까지 불리는 이들 과일 맛 소주를 비교해봤다.
처음처럼 순하리 유자맛(360㎖·출고가 962.5원)
알코올 도수는 14도다. 기존 제품 ‘진한 처음처럼(20도)’, ‘부드러운 처음처럼(17.5도)’, ‘순한 처음처럼(16.8도)’에 이은 막내 도수로 소주 특유의 알코올 향과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롯데주류가 전남 고흥에서 공수한 유자 농축액(0.033%)과 유자 과즙(0.1%)을 첨가해 단맛을 낸 덕분에 소주를 마신다는 생각이 전혀 나지 않을 만큼 상큼한 맛이 특징이다. 유자 향이 워낙 강해서인지 목 넘김이 부드럽고 입 안에 소주 특유의 씁쓸한 잔향이 남지 않아 마치 달짝지근한 과일 주스를 마시는 듯 깔끔하게 마실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순하디 순한 유자 맛 소주, 센 술보다 칵테일을 즐기는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겠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블루·레드·옐로우/360㎖·출고가 962.5원)
알코올 도수는 13.5도로 처음처럼 순하리보다 낮다. 2006년 업계 최초로 16.9도짜리 소주 좋은데이를 출시해 순한 소주 시장의 포문을 열었던 무학. 이번에는 블루베리 맛(블루), 석류 맛(레드), 유자 맛(옐로우) 등 총 3가지 맛의 과즙 첨가 소주를 내놨다. 유자 맛(옐로우)의 경우 유자 농축액(0.033%)과 유자 과즙(0.1%) 함유량은 순하리와 동일했다. 하지만 유자청 특유의 무겁고 진한 맛이 비교적 강한 순하리와 달리 좋은데이는 그보다 청량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입 속에서 머금을 때의 풍미가 순하리보다 새콤하게 다가와, 보다 가벼운 느낌의 과일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좋은데이를 선택하는 게 낫겠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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