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개인 재산 2억5,000만 달러를 들여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했다. 당시 잘 나가던 온라인 사업가가 왜 사양산업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신문사를 인수했는지 의아하게 보는 시선이 많았다. 실제로 인수 당시 워싱턴포스트의 상황은 악화일로에 있었다. 2013년 이후에만 400여명이 해고됐고, 발행부수와 매출은 나날이 줄고 있었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 워싱턴포스트는 전세계 언론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주목 받는 언론사로 재탄생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2014년 1분기 대비 2015년 같은 기간에 66% 증가 했고, 페이지뷰는 동기 대비 101%나 상승했다. 특히 모바일 페이지뷰는 전년대비 174% 급증했다. 디지털 미디어 수입은 2014년 1분기 2,980만달러(298억원)이던 것이 2015년 4,940만달러(494억원)으로 66% 급증했다.
스티브 힐스(Steve Hills) 워싱턴포스트 사장은 “철저한 ‘디지털 회사’가 된 것이 워싱턴포스트의 성공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 미국 뉴욕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2105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2015) 세계 총회’에 참석해 이렇게 설명했다.
힐스 사장에 따르면 베조스가 인수한 후 워싱턴포스트는 수많은 회의와 아이디어 개발을 통해 ‘저널리즘 원칙을 고수하면서 IT기술 회사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 저널리즘과 IT기술에서 둘 다 최고가 되기 위해, 최근의 미디어 트렌드를 조사하고 이를 반영해 새로운 실험을 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을 지루할 정도로 반복했다. 그는 “독자를 최우선 고객으로 여기고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결과를 분석하고 또 실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모바일과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에서 이미지와 텍스트를 조화롭게 보이게 하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을 독자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그는 “스마트워치에서 보는 기사는 당연히 큰 화면의 기사와 다른 디자인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IT기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통합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을 자체 개발했고, 이를 통해 멀티미디어 기사를 유기적으로 제작 공급했다. 완성된 기술은 독자에게 최고의 콘텐츠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도구가 됐을 뿐 아니라 다른 미디어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판매도 할 수 있게 됐다.
힐스 사장은 “지금까지는 잘 해온 것 같지만 워싱턴포스트의 혁신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베조스가 자주 사용하는 말로 발표를 끝맺었다.
“매일 오늘이 첫날인 것처럼 노력하자”
뉴욕=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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