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 국가들을 포섭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에 맞서 중국이 일종의 원교근공(遠交近攻) 전략을 쓰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18일 브라질에 도착, 남미 4개국 순방을 시작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리 총리는 브라질에 이어 26일까지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도 방문한다. 리 총리가 취임 후 남미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중국 총리가 콜롬비아를 방문하는 것도 30년 만에, 페루를 찾는 것은 20년만에 처음이다. 브라질 매체는 일찌감치 “530억달러(약 58조원)에 달하는 경제 협력 사업이 발표될 것”이라며 리 총리가 풀 투자 보따리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대서양과 맞닿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페루의 태평양 연안 항구까지 남미대륙 횡단철도 건설 사업이 구체화할 지도 관심사다. 리 총리가 고속철 세일즈맨을 자처해 왔다는 점에서 중국이 철도 건설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사업비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해 7월 남미 순방 중 250억달러 규모의 역내 투자기금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시 주석은 2,610억달러 수준인 중국ㆍ남미 무역액을 2020년까지 5,000억달러까지 늘리고 누적 투자액도 2,500억달러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 놨다.
이처럼 중국이 남미에 손길을 뻗고 있는 것은 남미의 자원과 시장을 염두에 둔 경제적 이유 이외에도 미국을 겨냥한 정치적 포석도 한몫하고 있다.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중국의 남미 공략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에 대한 일종의 대응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영향력이 큰 남미에서 중국의 노력엔 한계도 보인다. 지난해 중국과 남미의 무역액 증가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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