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벌써 세번째 회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격상 등 논의
"미일ㆍ중러 밀월 등 동북아 외교전
인도 활용 우리 운신의 폭 넓혀야"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1박2일 일정으로 국빈방한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ㆍ인도 정상회담 의제도, 모디 총리가 이틀 간 소화할 일정들도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
18일 세 번째 한ㆍ인도 정상회담…‘경제협력 강화’ 초점
박근혜정부 들어 한ㆍ인도 정상회담은 세 번째로 열리게 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첫 번째 방문국으로 인도를 택해 1월 만모한 싱 전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당시 통상협정인 양국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개선한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상대국 진출 기업의 세부담을 줄이는 이중과세방지협정을 맺었다. 이어 박 대통령은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함께 참석한 모디 신임 총리와 양자회담을 열어 협력증진을 논의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정권교체와 함께 싱 전 총리 뒤를 이어 취임했고, 2006년 구자라트주 주지사로 방한한 적이 있다.
박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6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더욱 돈독해진 관계를 확인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제조ㆍ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모디 정부의 경제성장 드라이브에 우리 기업 참여를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잠시 주춤하다 무서운 속도로 다시 뛰기 시작한 ‘슈퍼 코끼리’의 등에 재빨리 올라 타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라는 얘기다.
정상회담에서는 우리의 숙원 과제인 CEPA 강화와 인도 대형 인프라사업 협력 방안, 방위산업ㆍ원자력 등 고부가가치 분야 협력 확대 문제 등이 다루어진다. 여권 관계자는 “2010년에 맺은 전략적동반자관계와 CEPA를 격상할 때가 무르익었다”고 말했다. 인도는 첨단 인터넷ㆍ교통망을 갖춘 스마트시티 건설과 갠지스강 정화사업,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조선사업, 구자라트주 대형 담수호 조성사업 등에 대한 우리의 자본ㆍ기술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모디 총리는 서울 청계천과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찾아 우리 기술력을 눈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인도를 동북아의 새로운 균형자로”
신흥대국인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강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중국과는 국경분쟁 등이 걸려 있어 관계가 껄끄럽다. 중국이 파키스탄ㆍ스리랑카 등 인도양 국가들에 손을 뻗자 인도가 미ㆍ일을 끌어 들여 중국을 압박하려 하는 등 양국 간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도와 중국의 경제협력은 확대되는 추세다. ‘국익을 위해 필요한 분야에선 과감하게 손을 잡는다’는 모디 정부의 실용주의 외교정책에 따른 것이다. 모디 총리는 14~16일 중국을 방문해 약 24조 원 규모의 경제협력 협정을 맺는 등 상당한 경제 성과를 거두고 한국을 찾게 된다.
강대국들의 복잡한 움직임 속에 우리는 인도에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했다. 김찬완 한국외대 인도ㆍ아세안학과 교수는 “미ㆍ일의 신밀월시대가 오고 중ㆍ러가 부쩍 가까워지는 등 동북아의 역학관계가 미묘하게 변하는 가운데 인도를 새로운 균형자로 활용해 우리 외교의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며 “경제 뿐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한과 모두 수교한 인도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통일 정책에 상징적 역할을 할 여지도 있다. 모디 총리는 올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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