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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기술 깨워 지역경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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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기술 깨워 지역경제 활성화"

입력
2015.05.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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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부총장으론 지역대학 처음

학생은 실무능력 향상하고

대학 수익창출·기업 기술 개발

경쟁력↑ '윈윈' 선순환고리 형성

산학렵력만으로 승진… 제도 개선

대학 자체 개발 기술 상용화 추진

"기술이전료 5년 내 10배 달성"

계명대가 지난 2월 지역대학 최초로 산학부총장제를 도입했다. 효율적인 산학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산학협력을 통한 학생ㆍ대학과 기업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한 일자리창출과 취업확대를 노린 포석으로 보인다. 남재열(55ㆍ사진) 초대 산학부총장을 만나 제도 도입 배경과 내용, 기대효과 등을 들어 보았다.

_산학부총장, 옥상옥이 아닌가.

“연구처장을 하던 수 년 전부터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제가 급성장하던 시기에는 대학에선 잘 가르치기만 하면 됐다. 지금은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대학이 캠퍼스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취업뿐 아니라 교수의 연구역량 강화, 대학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서도 산학협력은 필수적이다. 수도권 일부 대학은 오래 전부터 연구부총장 또는 산학부총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해 왔다. 교육부에서도 산학협력선도사업단(LINC사업)을 시작하면서 1단계 3년은 산학협력 시스템 구축에 주력할 것을 권장했다. 산학협력단의 역량부터 길러야 효율적인 산학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산학협력의 중요성에 비해 소홀히 여기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우리 대학이 지역에선 처음이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_산학부총장의 역할은.

“산학협력의 전반적인 일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단순한 연구비 관리 수준을 넘어 프로젝트 수주에서부터 연구비관리, 인지도 향상, 유기적인 대내외 네트워크 구축 등이다. 요즘 대학마다 산학협력 예산이 크게 늘고 있다. 수도권 메이저 대학의 산학협력단 연구비는 교비와 별도로 연간 2,000억원에서 5,000억원에 이르기도 한다. 우리 대학도 사업비가 연간 450억원이나 된다. 각 사업을 세밀하게 살펴 중복을 방지하고 그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컨트롤타워가 필요했다.”

_취임 3개월이다. 소감은.

“산학협력단장이 하던 일이 확대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느낌이다. 우선 계명대의 산학협력의 방향을 설정하고, 산학협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했다. 전반적인 로드맵을 다듬어 왔다. 우리 대학이 살길은 산학협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사업화 전담기구 설치 등을 검토 중이다.”

_그만큼 계명대가 산학협력에 대한 높은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

“우리 대학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장비와 우수한 연구인력을 활용해 지역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 기술로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산업체에 이전해 사업화하면 해당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매출증대와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지고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길 것이다. 우수인력 역외유출 차단 효과도 기대된다. 기업은 또다시 대학에 연구개발비를 더 투자하게 되는 등 선순환을 기대한다.”

_대학이 개발한 각종 기술의 상용화가 중요하다.

“산학협력의 핵심이다. 대학도 등록금 동결로 갈수록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 자체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장롱 속의 기술을 꺼내 기업에 이전하고 상용화해야 한다. 연구수주 지원과 함께 기술을 사업화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 대학의 연간 특허등록 건수는 100여건 정도 된다. 사업화 가능한 아이템을 발굴해 상용화를 적극 도울 계획이다. 5년, 10년 뒤에 산학협력단이 학교수익 창출의 중심이 될 것이다. 일단 5년 내에 기술이전료를 지금보다 10배 이상 올리는 것이 목표다. 대학 기업 지역사회가 윈윈하는 일이다.”

_산학협력 과정에서 대학이 연구비만 빼먹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일이 없지 않다.

“과거에는 그런 일이 다소 있었다. 정부와 기업이 연구비를 댔는데 교수는 이름만 올려놓고 연구수당만 챙기는 일도 없지 않았다. 지금은 거의 없다. 아직 일부 보도가 되고 있는 연구비횡령 등의 문제도 극히 예외적인 일이다.”

_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난 수년간 경제활성화를 위한 인프라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본다. 나름 잠재력은 충분하다. 대부분 기업이 중소기업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떨어지고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산학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애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한 우수인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_산학협력이 학생들의 취업에 어떤 효과가 있나.

“이론은 물론 학교에 다니면서 실무능력을 기를 수 있어 취업과 함께 바로 현업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이론만 아는 사람과 기업문화와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 중에 누구를 택하겠나. 산학협력을 통해 지금보다 훨씬 수준 높은 인턴십과 현장실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공학계열 학부(과)에서 거의 필수가 되다시피 한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은 학생들의 실무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켜 취업에 큰 도움을 준다.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해 하기도 하지만 중소기업이 간단한 기술개발과제와 연구비를 제공하면 학부생들이 직접 개발해보면서 실무적으로 문제해결능력을 기르게 된다. 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천양지차다. 요즘 기업들은 공학계열 출신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면접에서 거의 빠뜨리지 않고 재학 중 어떤 캡스톤 디자인을 무엇을 했냐고 묻는다. 우리대학은 기업으로 친다면 협력회사격인 가족회사가 785개나 된다.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양질의 현장실습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

캡스톤 디자인은 공학계열 학생들에게 산업현장에서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졸업논문 대신 작품을 설계ㆍ제작하도록 하는 종합설계 교육프로그램이다. 캡스톤은 돌기둥이나 담 위 등 건축물 정점에 놓인 장식으로 최고의 업적이나 성취를 뜻한다.

_교수들은 산학협력을 가욋일로 여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에는 그런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교수업적평가 기준으로 기존의 연구 교육 봉사에다가 산학협력을 추가했다. SCI(과학기술논문색인)급 논문을 쓰지 않더라도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 기업에 도움이 되고 학생 취업에 보탬을 주었다면 얼마든지 승진할 수 있게 했다.

_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역 대학의 역할은.

“경제활성화의 돌파구는 혁신과 창업에서 찾아야 한다. 센터에서 발굴한 우수한 기술이나 창업아이템을 지역 각 대학이 운영 중인 창업지원사업과 연계하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 대학은 오랫동안 창업지원을 해 왔으며, 최근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매년 3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창업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학생들의 창업 마인드 고취를 위해 다양한 창업관련 교양강좌를 개설하고 전공별 맞춤 식 창업강좌도 확대하고 있다. 센터와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거나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_향후 계획은.

“정교한 산학협력 로드맵을 만들어 차질 없이 실천하도록 하겠다. 국책사업 모범대학이 될 것이다. 대명동캠퍼스를 중심으로 창업교육을 지원하고, 창조경제시대에 창업관련 교육과 제도적 지원에 집중하겠다. 구심점이 될 산학협력단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와 역량 제고를 위해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 약력

경북대 전자공학과

경북대 대학원 전자공학 석사

미국 텍사스주립대(알링턴캠퍼스) 전자공학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

계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계명대 산학연구처장

한국화상학회 이사ㆍ논문지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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