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올해 1000억 지원
A사는 연 매출액 34억원 규모의 우수 중소기업이었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으로 재무구조 및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2011년부터 법원의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런 A사에 최근 재기의 길을 열어줄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A사의 사옥을 약 40억원에 사들인 뒤 이를 다시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기업은행이 A사에 대한 채무상환을 유예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신규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중소기업 A사를 ‘자산 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의 첫 대상기업으로 선정하고 이런 방식으로 지원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유동성 위기 등으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자산을 캠코가 매입한 뒤 재(再)임대(Sale&lease-Back)해줘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임대기간은 3년인데, 다시 1년 단위로 2년간 연장할 수 있고, 5년을 채우면 우선매수 권리도 행사할 수 있다. 매각 대금은 담보채무 등 차입금 상황에 쓰인다.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중소기업의 경우 사옥이나 공장 등 영업용 자산을 매각하면 경영정상화 기반이 상실된다는 점을 감안한 지원 방식이다.
아울러 채권은행 등 캠코의 협업기관은 운영자금 지원 또는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해 해당 기업이 신속하게 경영정상화를 이루도록 돕는다. “채권금융회사는 자금을 조기 회수하고, 위기 중소기업은 부실이 커지기 전에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금융위는 자산 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으로 올해 1,000억원 상당을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회사가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추천하는 중소기업이 우선 선정 대상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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