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랴빈스크 태권도선수권 53kg급
대표팀 막내 임금별 깜짝 우승
김태훈 대회 2연패, 랭킹 1위 탈환
한국 금3ㆍ동1 따내 목표 초과 달성
‘독도 여고생’ 임금별(17ㆍ전남체고)이 세계 태권도선수권대회 데뷔무대에서 대표팀 역대 최연소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금별의 본적은 경북 울릉군 독도리 산1번지다. 아버지가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2005년에 본적을 전남 해남에서 독도로 바꿨기 때문이다.
임금별은 17일 러시아 첼랴빈스크의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53kg급 결승에서 황윈원(대만)을 10-5로 꺾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대표팀 막내이자 유일한 고교생인 임금별은 여자 49kg급 하민아(경희대)에 이어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임금별은 인천 아시안게임 53kg급 결승에서 윤정연을 꺾고 금메달을 딴 강호 황윈원을 제압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1998년 6월생으로 다음 달에 만 17세가 되는 임금별은 역대 한국 선수 중 세계대회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기록은 2011년 5월 경주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김소희의 17세 4개월이었다. 임금별은 1라운드를 득점 없이 마친 뒤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오른발로 얼굴 앞면 공격을 성공시켜 3점을 선취했다. 5-2로 앞선 채 맞은 3라운드에서는 경고로 한 점을 빼앗겼지만 연이은 안면 공격으로 9-3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남자 태권도 최경량급의 김태훈(21ㆍ동아대)은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김태훈은 이날 54kg급 결승에서 개최국 러시아의 스타니슬라프 데니소프를 14-7로 제압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태훈은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 세계선수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딴 김태훈은 이번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20점을 얻어 64강에서 탈락한 세사르 로드리게스(멕시코)를 제치고 남자 54kg급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명실 공히 이 체급 세계 최강자임을 확인한 무대다. 내년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추가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김태훈은 “이번 우승으로 올림픽 출전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1라운에서 0-0으로 비긴 뒤 2라운드 중반 왼발 몸통 공격을 잇달아 성공시켜 2-0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뒤차기를 시도한 데니소프의 뒤통수를 왼발로 역공격해, 5-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3라운드에서도 연속 몸통 공격으로 9-0까지 달아나며 압승을 거뒀다.
하루에 두 개의 금메달을 챙긴 한국 선수단은 이날까지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전면 세대교체가 이뤄져 잘 해야 금메달 1개 정도를 기대했던 여자부에서 하민아와 임금별의 깜짝 선전으로 이번 대회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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