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간 고작 6500대 판매 그쳐
100만원 싼 모델 등 판매확대 총력
요즘 현대자동차의 최대 고민은 6개월째 판매가 부진한 대형 세단 아슬란이다. 급기야 현대차는 17일 가격을 100만원 가량 낮춘 모델을 내놓고 선택사양의 폭을 넓히는 등 아슬란 살리기에 나섰다.
아슬란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올해 4월까지 6,506대 팔렸다. 바로 아랫급인 그랜저가 최근 최근 6개월간 4만7,843대, 윗급인 제네시스도 1만7,733대 팔린 점을 감안하면 형편없는 성적표다.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에쿠스, 제네시스와 더불어 아슬란을 또 하나의 고급차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던 현대차의 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한 셈이다.
이처럼 아슬란의 판매가 저조한 이유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낀 애매한 가격이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출시하면서 그랜저 3.3ℓ 모델을 없애고 대형 세단 제품군을 그랜저(가솔린 2.4~3.0 ℓ), 아슬란(3.0~3.3 ℓ), 제네시스(3.3~3.8 ℓ)로 개편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아슬란 3.0 모델(3,990만원) 대신 플랫폼이 같으면서 저렴한 그랜저(3,024만~3,785만원)를, 아슬란 3.3(4,190만~4,590만원) 대신 아예 고급 사양의 가격이 비슷한 제네시스(4,650만원부터)를 선택한다.
이에 현대차는 아슬란 중 가장 저렴한 모던 트림 모델을 모던 베이직과 모던 스페셜로 나눴다. 모던 베이직은 기존 모던 트림보다 가격이 95만원 싸다. 또 기존 3.0 모델에 없던 19인치 휠과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등 선택사양을 모던 스페셜에서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아슬란 트림 출시를 기념해 기존 현대차 보유자가 이달 안에 아슬란을 사면 차량가격을 100만원 할인해주고 시승 행사도 확대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아슬란 제작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지만 가격대와 제품 포지션을 잘못 잡는 바람에 내부적으로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며 “가격만 낮추기 보다 대형 세단 제품군을 재편하는 등 적극적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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