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위치한 풍문여고가 설립 70년 만에 강남구 내곡지구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2018년 9월까지 ‘서울공예문화박물관’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17일 학교법인 풍문학원과 매입협상을 진행, 풍문여고 토지(1만3,839㎡)와 건물(연면적 1만1,251㎡)을 감정평가 결과인 1,030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매매계약을 이달 내로 체결하고 땅값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3년에 걸쳐 분납하기로 했다.
시는 해당 부지를 매입한 후 내년부터 설계를 시작해 오는 2017년 3월부터 리모델링을 시작, 2018년 하반기까지 서울공예문화박물관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풍문여고 자리에 박물관이 위치할 경우 인근 인사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북촌 등 관광자원과 연계해 문화벨트를 형성할 수 있고, 공방들의 터전인 북촌과 인사동 경계에 있어 입지로 최적이라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공예문화박물관에는 현대공예작품전시를 주로 전시하고, 연구공간, 작업공간 등을 마련해 이 일대의 공예문화 산업과 연계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북촌 인근에는 110여 개, 인사동 인근에는 50여 개 공방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예문화박물관은 우리나라 공예문화의 역사와 전통, 우수성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풍문여고 터는 1881년 고종이 안국방의 소안동에 지은 별궁인 안동별궁이 있던 곳이다. 조선의 가장 화려한 별궁으로 1882년에는 당시 세자였던 조선의 마지막 왕 순종과 세자빈의 가례가 이곳에서 열렸다. 1910년 한일합병 이후에는 궁녀들의 거처로 사용됐다. 이 터는 세종의 8번째 아들 영응대군의 별궁을 비롯해 역대 왕실의 저택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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