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병상생활 1년
상태 호전 불구 인지능력 회복 못해
갑작스런 변화 우려 퇴원 않기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 공익재단 및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돌입한 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복귀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 회장은 인지 및 판단 능력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여서 당분간 퇴원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15일 삼성 및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1년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신체 기능은 규칙적 식사와 수면, 재활 치료로 안정적인 상태다. 특히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며 자가 호흡을 할 수 있을 만큼 지난해 입원 당시보다 많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당뇨, 고혈압 등 수치가 높았던 부분들도 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좋아졌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사람을 알아보거나 의사 소통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하루 중 상당 시간을 눈 뜬 상태에서 생활하며 주변에서 ‘회장님’이라고 부르면 가벼운 시각적 반응을 보이는 정도다. 따라서 신체 상태나 73세 고령을 감안하면 예전처럼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당장 이 회장의 퇴원 계획도 없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 상태가 안정적이지만 환경이 갑자기 바뀔 경우 합병증 등이 생길 수 있어 퇴원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의료진과 가족들은 이 회장에게 익숙한 환경이 재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판단에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 침상이 들어갈 수 있는 의료용 승강기를 설치하고 자택 치료를 검토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변화가 도리어 노환에 무리를 줄 수 있어 병원 생활을 이어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따라서 삼성 미래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최지성 부회장이 매일 이 회장의 병실을 찾아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주요 현안을 보고하는 현 체제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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