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재산 1800억 외국에 묶여 있어”

지인들에게 1억 빌린 뒤 안 갚아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병훈 판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조카”라며 지인들에게 1억원 가량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기소된 조일천(58)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여동생 점학(79)씨의 아들이다.

조씨는 2007년 12월 정모씨에게 “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아버지 재산 1,800억원이 외국에 묶여 있다”며 “국내로 들여오는 비용을 지원해주면 사례비 5억원과 사업자금으로 15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속여 5,75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2013년 불구속 기소됐다.

또 조씨는 2008년 6월 오모씨에게 “1억원을 빌려주면 1억5,000만원으로 갚고, 갚지 못할 경우 3억원짜리 경기 성남시 건물 분양권을 반값에 주겠다”며 4,00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조씨는 몇 차례 재판에 나오다 지난해 초부터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돼 지난해 12월 경찰에 검거됐다.

강 판사는 “조씨는 피해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다른 사업에 투자할 생각이었고, 아버지의 재산을 찾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며 사기죄를 인정했다. 강 판사는 이어 “범행 후 6년 이상 지났는데도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