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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해상 떠도는 로힝야족 최대 8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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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해상 떠도는 로힝야족 최대 8000명

입력
2015.05.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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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도의 탄압에 미얀마 탈출 러시

밀입국 조직 단속 태국도 못 가

말레이·인니 해안까지 3개월째 표류

29일 방콕서 15개국 대책 회의

난민선을 탄 로힝야족 사람들이 14일 태국 인근 안다만해에서 태국군 헬기가 바다에 떨어트려 준 식량을 건져 올리고 있다. 안다만=AFP 연합뉴스
난민선을 탄 로힝야족 사람들이 14일 태국 인근 안다만해에서 태국군 헬기가 바다에 떨어트려 준 식량을 건져 올리고 있다. 안다만=AFP 연합뉴스

받아주는 곳이 없어 바다에 떠돌고 있는 로힝야족 난민 사태가 점점 비극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최대 8,000명의 로힝야족이 동남아 해상을 떠돌고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BBC는 15일 태국 남부 휴양지인 코리페섬 근해에서 로힝야족 350명을 가득 채운 채 떠도는 한 난민선에 접근, 이들이 울부짖으며 식량과 물을 달라고 애원하는 참상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병에 자신의 소변을 받아 마시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며 “우리가 갖고 있던 모든 것을 그들에게 던져줄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난민들은 지난주에만 배에서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3개월째 바다를 떠돌며 주변국 입국을 모색해왔다. 그런데 6일 전 태국과 말레이시아 경계 근해에서 엔진이 고장 나자 선장 등 밀입국 알선책들이 배를 버리고 도망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주 자국 영해에서 이와 비슷한 처지의 로힝야족 난민들을 태운 배를 발견, 2,000여명을 구조했다. 이날도 로힝야족 난민 750여명이 인도네시아 아체주 근해에서 구조됐다. 같은 날 태국 섬에서도 로힝야족으로 추정되는 100여명이 발견돼 이민국에 수용됐다.

외신들은 최근 태국 정부가 밀입국 알선 조직을 대대적으로 단속하자 난민선이 중간 경로인 태국에 입국하지 못하고 먼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해안까지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힝야족이 미얀마를 떠나는 이유는 극심한 인권 탄압 때문이다. 로힝야족은 주로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에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 소수민족으로, 미얀마에만 80만∼130만명이 살고 있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89.5%를 차지하는 미얀마에서 지속적으로 박해 받고 있다.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토지도 가질 수 없다. 미얀마 국적 취득은 물론 각종 기본권을 제한 받는다. 2012년에도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과 주류 주민인 불교도 사이에 종교ㆍ종족 분쟁이 발생, 200명이 숨지고 난민 14만명이 발생했다.

태국의 로힝야족 문제 전문가 크리스 르와는 BBC에 “미얀마 로힝야족은 극도의 차별을 받고 있어, 떠나는 것 외에 사실상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유엔도 로힝야족을 전세계에서 가장 박해 받는 소수민족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여기에 인접국인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서 열악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로힝야족들도 탈출을 감행하면서 로힝야족 난민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12만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다른 나라로 탈출하기 위해 배에 올랐다.

말레이시아는 주변국 중 로힝야족이 가장 입국하고 싶어하는 국가다. 무슬림 국가인데다 비숙련 노동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도 선호 목적지 중 한 곳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지난주 구조활동 이후 발견된 난민들에게는 구호물자만 지급하고 이들을 망망대해로 돌려보내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한 15개국 국제회의가 2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미국과 국제이주기구 유엔난민기구 등도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한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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