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이론을 창시한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박사가 쓴 27편의 미공개 편지들이 6월 11일 경매에 오른다. 미국 경매 단체 프로필즈 인 히스토리가 주최하는 제 75회 역사 문서 경매다.
이 편지들은 부인 밀레바 마릭과 아들, 친구 등 가까운 측근에게 쓴 친필 손편지로, 그의 솔직한 내면의 생각들을 담고 있다. 외신들은 그가 주변 사람들과 놀랄 만큼 친근하고 다정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고, 주최 측은 이번 아인슈타인 편지 경매가 이 분야의 경매들 중에서 역대 최대 규모라고 자평했다.
이번 경매에 나온 편지들에는 각각 4,000~1만5,000달러의 사전 감정가가 매겨졌으며, 총 낙찰가격은 50만~100만달러로 예상된다. 과거 2012년에는 그의 사망 직전 작성된 편지가 300만달러에, 2008년에는 그의 종교관이 담긴 편지가 40만4,000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편지들은 다양한 주제에 걸친 아인슈타인의 내밀한 생각을 담고 있다. ▦종교와 신앙 ▦나치의 반유대주의 ▦이론물리학계의 곤란 ▦상대성이론이 원자폭탄에 활용된 것 ▦맥카시즘의 위험성 ▦일부일처제 등에 대한 견해들이다. 현재 편지의 내용은 경매 주최 홈페이지(www.profilesinhistory.com)에 모두 공개되어 있다.
경매의 하이라이트가 되리라 예상되는 품목은 아인슈타인의 종교관을 담고 있는 두 통의 편지이다. 그는 가이 H. 레이너 선생에게 1945년과 1949년에 쓴 편지에서 “나는 예수회의 일원이지만, 인격신을 믿는 것은 유치한 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신이 인간처럼 나타난다는 개념은 언제나 사람들을 잘못 이끌어왔다”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입장을 “흔한 투쟁적 무신론”이 아니라, “인간의 지적 한계를 인정하는 겸허한 입장”이라고 표현했다.
그 외에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한지 한 달이 지난 후 아들 한스에게 쓴 편지에는 상대성이론이 원자폭탄으로 연결된 것을 한탄하는 내용, 남편이 외도를 저질러 괴로워하는 유진 엔더만 박사를 위로하며 “대부분의 남성이 일부일처제적 성향을 타고나지 않았음을 당신도 잘 알 것이다”라고 쓴 대목 등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박병준(서강대학교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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