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용성(75) 전 두산그룹 회장이 중앙대 학생들로부터 카네이션을 받았다.
이날 오전 9시45분께 중앙대 이사장을 지낸 박 전 회장이 승용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검 입구 쪽으로 다가가자 갑자기 남녀 학생 각 1명이 박 전 회장에게 달려와 카네이션을 주었다.
'박용성 이사장님 사랑합니다 중앙대학교 08 박○○ 11 유○○'라고 적힌 종이와 카네이션을 든 이 학생들은 "박용성 이사장님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박 회장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그러나 남학생 박모씨는 "잘못하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전 이사장 때와는 달리 (박 전 회장이) 새 건물을 짓고 생활공간을 넓히는 등 학교를 발전시켰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은 재단이사장 시절 본교와 안성캠퍼스 통합 등 학교에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박범훈(67·구속)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날 기자들이 특혜 제공 여부에 대해 묻자, 박 전 회장은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짤막하게 말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박 전 회장에게는 업무상 배임과 사립학교법 위반, 뇌물공여 등 혐의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박 전 회장이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근 10년만이다. 그는 친형인 박용오(2009년 사망) 전 두산그룹 명예회장과의 재산권 분쟁에서 촉발된 '형제의 난' 당시 비자금 조성 혐의로 조사를 받고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박 전 회장은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사면을 받고 2007년 3월 두산중공업 등기이사로 경영에 복귀했고, 2008년부터는 중앙대 재단이사장을 맡아왔다.
디지털뉴스부ㆍ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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