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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통큰 승부수 "신세계 본점 본관에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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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통큰 승부수 "신세계 본점 본관에 면세점"

입력
2015.05.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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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남대분 상권의 유서깊은 건물

지하1층·지상6층 건물 통째로 내놔

"외국인 필수 관광 코스될 것" 자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85년 역사의 서울 충무로 신세계 백화점 본점을 통째로 면세점 후보지로 내놓는 통 큰 베팅을 했다.

신세계는 14일 시장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백화점 서울 충무로 본점 본관을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면세점 입찰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세계 측은 지하 1층, 지상 6층 구조의 연면적 1만 8,180㎡ 규모인 본관을 모두 면세점으로 전환하고 최근 인수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제일지점(옛 제일은행 본점) 일부도 소비자 편의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14일 서울 충무로 본점 본관(맨 앞 왼쪽 건물)을 모두 면세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 제공
신세계는 14일 서울 충무로 본점 본관(맨 앞 왼쪽 건물)을 모두 면세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 제공

신세계의 이번 결정은 그룹 역사의 상징 같은 백화점 본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놓았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서울 충무로1가의 백화점 본점은 1930년 일본 미스코시백화점 경성점으로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로 85년 역사를 갖고 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동화백화점으로 문패가 바뀌었다가 1963년 삼성에 인수되면서 지금의 신세계백화점으로 다시 태어났다. 신세계 관계자는 “역사적 상징성 때문에 본점 본관과 1935년 세워진 SC은행 건물로 이어지는 면세점 방문이 곧 서울의 근대 건축역사를 체험하는 관광코스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만큼 정 부회장이 유서 깊은 장소를 면세점 후보지로 선택한 것은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지 보여준다. 정 부회장과 신세계그룹은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는 발판으로 보고 있다.

국내인을 상대로 한 백화점은 소비 위축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반면 해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면세점 사업은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전 세계 소비 시장을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많이 찾는 시내 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처럼 거액의 매장 임대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렇다 보니 6월1일 마감 예정인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신세계를 포함해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 HDC면세점,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롯데면세점, 패션ㆍ유통기업 이랜드까지 7개 기업이 참가를 추진 중이다. 선정 주체인 관세청은 7월 중순에 대기업 2곳, 중소ㆍ중견기업 1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그만큼 7개기업은 2개 사업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면 본점 일대에 관광객이 늘어나 명동과 남대문시장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명동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상권이지만 면세점이 부족해 관광객의 불편이 컸다”며 “신세계는 핵심 상권에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과 내수경기 활성화, 고용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시내 면세점 전쟁은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호텔롯데 2곳, SK네트웍스와 동화면세점 각각 1곳씩 올해 사업권 허가가 만료되기 때문에 업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면세점 사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연말 입찰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봤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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