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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동생 잃고 홀로 남겨진 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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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동생 잃고 홀로 남겨진 백구

입력
2015.05.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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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울동이(8세가량·수컷)입니다. 울산 울동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발견되어 울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요. 사실 동물보호소에 들어온 동물 가운데 사연이 기구하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지만 저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연이 있습니다.

엄마와 동생을 잃고 홀로 남겨졌지만 꿋꿋이 살아 온 울동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엄마와 동생을 잃고 홀로 남겨졌지만 꿋꿋이 살아 온 울동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2009년 울산에서 엄마와 저 동생 누렁이는 주인에게 버려져 떠돌이 개가 되었습니다. 엄마는 우리를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위험한 도로를 하루에도 수 차례 건너다 결국 교통사고로 하늘의 별이 되었어요. 남은 우리들은 움직이지 않는 엄마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먹을 것도 없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던 저와 누렁이는 다행이 사람들에게 구조되었지만, 저보다 상태가 좋지 않았던 누렁이는 먼저 엄마를 따라 갔습니다. 저는 혼자 남았지만 동물자유연대 누나, 형들의 지원 속에 꿋꿋하게 4개월간의 치료를 마쳤어요.

임시 보호 가정에서 산책하고 있는 울동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임시 보호 가정에서 산책하고 있는 울동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저는 구조 당시부터 모낭충이라는 피부병이 있었는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약해지면 재발하는 경우가 있어요. 병원 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하던 중 2011년 보호소에 세균성 폐렴이 돌아 저도 걸리고 말았지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기침도 심해져서 누나, 형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는데 이 역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 해 저는 새로운 임시보호 가정에 입양돼 잘 지냈지만 4년 만에 다시 보호소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보호소에 폐렴도 돌고 모낭충도 재발할 염려가 있어서 임시보호를 갔었던 것인데 이제 건강이 많이 좋아지고 가족들에게 사정이 생기면서 저를 보호소로 돌려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해요.

임시 보호 가정에서 산책하고 있는 울동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임시 보호 가정에서 산책하고 있는 울동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예전엔 조용하고 소심했던 성격이었는데 이제 ‘꽃중년’이 되다 보니 성격도 활발해지고 애교도 늘었다고 형, 누나들이 좋아해요. 4년 만에 돌아왔지만 형, 누나들을 기억해서 의리 있다고 칭찬도 받아요.

저는 사람들과 눈을 지그시 맞추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 미모 하기 때문에 포미닛 현아 누나와 유기견 입양 행사에서 잡지 모델 촬영도 했답니다. 의리도 있고 애교도 있는 저와 끝까지 함께 해줄 가족 안 계시나요.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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