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랴빈스크 세계태권도선수권
최영석(41) 감독 이끄는 태국이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13일 밤(한국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의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여자 46kg급 결승에서 태국의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는 우크라이나의 이리나 로몰다노바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옹파타나키트는 3라운드까지 5-5로 비긴 뒤 골든 포인트로 승부를 가리는 연장전에서도 우열을 가리지 못해 심판 판정에 따른 우세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체급별 첫 번째 결승전으로 금메달이 확정되자 옹파타나키트는 최 감독과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비록 패했지만 로몰다노바는 우크라이나에 사상 첫 태권도 세계선수권 메달을 안겼다.
최 감독은 세계 각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인 태권도 지도자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가도를 달린 인물로 꼽힌다. 최 감독이 처음 맡은 팀은 바레인이다. 풍생고 시절부터 해외에 나가 지도자 생활을 하겠다는 꿈을 키운 그에게 2000년 바레인에서 제의가 왔다. 2001년 개인사 때문에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귀국했으나, 2002년 태국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대부분 무에타이에서 전향한 무늬만 태권도 선수들이었다. 최 감독은 선수 선발과 운영에 대한 전권을 위임 받아 순수 태권도 선수들로 재편했다. 그리고 13년째 태국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비롯해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등을 안기면서 태국 태권도를 신흥 강호로 올려 놓았고, 자신은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추앙 받고 있다.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을 가르쳐 태국 언론으로부터 ‘타이거 최’라는 애칭도 얻었다. 최 감독이 놀라운 성적을 거듭하자 태국 태권도 협회는 수시로 계약 연장을 했고, 40평대 아파트를 제공하는 등 태국이 초빙한 외국인 지도자 중에 최고 대우로 화답했다. 태국왕실에서도 최감독에게 국왕 훈장을 수여했다.
한편 이어 열린 남자 58kg급 결승에서는 이란의 19세 신성 파르잔 아슈르 자데 팔라가 벨기에의 지 모하메드 케트비를 8-3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은 물론 월드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우승한 파르잔은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제패해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불과 20세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케트비는 벨기에태권도협회가 내분으로 세계태권도연맹(WTF)으로부터 회원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자국 국기가 아닌 WTF기를 달고 출전했고, 시상식에서도 벨기에 국기 대신 WTF기가 올려졌다.
첼랴빈스크(러시아)=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